
중국 전기차 업체 BYD 차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로고를 없앤 차량 사진부터, 그 방법을 묻는 글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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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살 때부터 딜러가 아예 로고 가리는 서비스를 먼저 권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BYD를 구입한 차주는 "딜러가 블랙박스나 하이패스처럼 브랜드 로고 가리는 걸 제품으로 준비해 놨더라"며 "중국차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원하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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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중국차'라는 시선은 부담스러운 것으로 풀이된다.
●꼬리표에도 질주…한국에서 더 팔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는 올해 상반기 1만1,675대를 팔아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14위(1,066대)에서 1년 만에 10계단 뛰었다. 지난해 4월 첫 고객 인도 이후 11개월 만에 누적 1만대를 넘겨 수입차 최단 기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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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자의 88%는 개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기준 개인 구매자 가운데 40·5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택시나 렌터카 등 업무용이 아닌 가족용 차량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BYD의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씨라이언7은 올해 1~5월 중국 본토에서 855대 팔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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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에서는 상반기에만 4,477대가 팔려, 본토보다 한국에서 훨씬 많이 팔리는 차가 됐다. BYD는 결국 이 차를 수출 전용으로 돌렸다.
이런 흐름은 BYD 전체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BYD의 중국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약 13% 줄어든 반면 해외 판매는 153.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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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쟁이 한계에 부딪힌 BYD 등 중국 업체에 한국 같은 시장이 생존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차는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에 신규 등록된 중국산 차량은 7만9,444대에 달한다.
처음으로 독일을 제치고 중국이 수입차 제조국 1위에 올랐다. 테슬라 등 중국에서 생산된 브랜드 차량이 대거 포함된 수치다.

●보조금 빗장도 뚫렸다…판매 4위 '굳건'
정부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처음으로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를 도입했다.
기술개발 역량, 공급망 기여도, 환경정책 대응, 사후관리, 안전관리 등 5개 항목을 평가해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인 업체에만 보조금을 준다.
BYD는 이 평가에서 탈락해 7월 1일부터 국비와 지방비 보조금을 모두 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 보조금 대상 업체 가운데 탈락한 곳은 BYD가 유일했다. 업계에서는 배점이 가장 큰 공급망 기여도에서 점수가 낮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BYD의 7월 판매는 2,846대로 보조금 종료 직전 수요가 몰린 6월(4,652대)보다 줄었다.
다만 8월에는 3,002대로 다시 늘며 4위를 지켰다. 3위 벤츠와의 격차도 1,035대까지 좁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다. 보조금이 끊긴 7·8월 판매가 보조금을 정상적으로 받던 4월(2,023대)보다 많다는 점이다. 보조금이 판매를 떠받치던 핵심 변수가 아니었다는 의미다.
BYD는 국고 보조금 수준의 자체 지원금을 지급했다. 또 보조금 대상이 아닌 3,750만원짜리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씨라이언6 DM-i를 내놓으며 선택지를 넓혔다.
●거부감은 '로고'에만…중국산은 안방에
결국 남은 방어선은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다. 로고를 가린다는 건 브랜드는 아직 인정받지 못했다는 신호다.
테슬라와 비교 끝에 BYD를 골랐다는 이 차주도 "테슬라보다 승차감이 더 나았다"며"가족들은 아직 싫어한다"고 말했다.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따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가 아직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거부감이 차의 생산지가 아니라 '로고'에만 작동한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모델Y는 올해 상반기 국산차를 포함한 전체 승용차 판매에서 기아 쏘렌토에 이어 2위에 올랐다.
KG모빌리티(KGM) 역시 중국 체리자동차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한 중형 SUV를 내년 초 출시한다. 디자인은 KGM이 맡지만 차의 뼈대와 파워트레인은 체리 기술을 활용한다.
협력은 자본으로까지 이어졌다. 체리는 KGM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7,500만달러(약 1,100억원)어치 사들였다.
전환사채는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체리가 이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KGM 지분 10% 안팎을 쥐게 된다.
중국의 기술과 생산, 자본이 '중국 로고 없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경로가 이미 여러 갈래로 열려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