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족욕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들이 외국인 관광객 등 사이에서 관광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족욕 숍은 체내 독소를 빼낸다며 '디톡스 족욕'을 효능으로 내세운다. 가격도 큰 부담 없는 수준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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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의 한 족욕 숍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오카다 마리(51) 씨는 검게 변한 족욕기 물을 보고 "제 몸에서 이런 게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의 족욕 체험 소개 글을 보고 숙소 근처의 이 매장을 찾았다고 한다.
업주는 물 색깔을 보더니 "평소 위가 약하지 않으냐", "몸이 잘 붓지 않느냐"고 물었고, 오카다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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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을 탄 물에 발을 담그면 물색이 짙게 변하는 이른바 '디톡스 족욕' 체험 영상이 최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웰니스(Wellness) 체험이 각광을 받는 요즘, 30분~1시간에 1만~2만원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디톡스'라는 점에서 더 인기가 높다. 인플루언서가 영어로 소개한 영상에는 매장 위치를 알려달란 외국인들의 댓글이 길게 달렸다.
실제로 서울 시내 족욕 숍을 찾아 30분 코스(1만2천원)를 체험해보니 족욕기에 따뜻한 물을 채우고 소금을 넣는 방식이었다. 양다리 사이에 '센서기'라 불리는 장치도 담갔다.
업주는 특허받은 기기라며 "수소 방울이 몸에서 혈 자리가 가장 많은 발바닥을 두드려 준다. 30분 앉아 있지만 2시간 운동 효과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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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색깔이 짙게 변하자 업주는 "(물 색깔을 보면) 어디가 약한지 알 수 있다"며 기자에게 평소 예민하고 손발이 차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다른 족욕 업체들도 발바닥 모공을 통해 체내 노폐물을 빼내 이를 물 색깔로 확인할 수 있다며 사용 기기에 대해 '특허 기술', '공인 인증'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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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색깔에 따라 어느 신체 부위에 독소가 쌓였는지 안내하는 표를 내건 업체들도 있다. 오렌지색은 관절 부위 염증 반응, 흑색은 간장과 열 계통의 독소라는 식이다.
이런 주장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족욕 물 색깔이 변한 것이 체내 노폐물이 배출되서라고는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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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족욕기의 원리는 전기 분해를 이용하는 것인데 족욕기 물에서 붉은색 계열의 색깔을 내는 물질은 산화철"이라며 "즉 녹이 스는 색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금을 넣는 건 전류를 흐르게 해 녹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사람의 피부는 굉장히 튼튼한 방어막이어서 몸속 독소가 피부를 통해 빠져나온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도 "전극 물질이 금속인데 그런 것이 (물에) 녹아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며 "몸속 독소는 간이 처리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이지 땀으로 나간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업체 측은 물 색깔 변화 자체를 체내 독소 배출로 단정하거나 해당 기기를 의료기기로 안내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족욕 업체 대표는 "소금물과 금속, 땀까지 반응해 전기 작업과 화학 작용으로 물 색깔이 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적외선으로 모공을 열어주면 발바닥 땀구멍을 통해 땀이 나오고 노폐물이 배출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물 색깔별 신체 부위 안내표에 대해서는 "민간요법이고 재미의 일환"이라며 "다른 족욕 업체에서 쓰던 것과 기계 수입처에서 받은 자료를 참고해 만들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해당 업체 안내판에는 '물의 색이 나타나는 이유는 첨가된 소금과 혈맥에서 나오는 땀과 수소수, 금속필터 전기분해 작업에 의해 이뤄지는 화합반응 현상', '색상표의 내용은 민간요법에 의한 참고 내용과 눈으로 보는 재미의 일환이다. 건강에 관한 정확한 진단은 자격을 갖춘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다른 족욕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도 "소금이 들어가다 보니 화학 작용으로 물 색깔이 변하는 것으로, 각 점장에게 그렇게 교육하고 있다"며 "(변한 물을) 노폐물이라고 단정 지어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해당 브랜드 본사는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장 관계자가 물 색깔로 건강 상태를 언급하기에 소비자들이 독소가 배출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매장들에 대한 관리는 관할 지방자치단체 소관으로 분산돼 있어, 단속은 사각지대라는 우려도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특정 문구만으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체적이고 궁극적인 광고의 인상이 특정 질병의 예방·완화·치료 등 의료기기 성능이나 효능·효과를 표방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의료기기법상 오인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고발 조치가 이뤄질 수 있고, 경미하다면 1회 시정 명령 등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