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에 경고음을 울렸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미·중 관계 변화에 따라 경쟁 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며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10일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에 출연해 "반도체 사이클이 10년씩 간다고 하는데, 몇 년 만에 끝날 수 있는 게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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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반도체 경기가 좋은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높은 측면도 있지만 미·중 갈등 때문에 네덜란드 ASML의 노광장비를 수입하지 못한 중국이 주춤한 영향도 있다"면서 "미·중 관계가 개선되거나 중국이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한다면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높은 수익률이 유지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70%를 웃도는 높은 영업이익률이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기대 국가 정책을 설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반도체 호황이 꺾일 가능성까지 고려해 경제 전반의 취약성을 점검하고,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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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전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이 3%를 넘는 현 상황에서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두 가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세수가 일시적으로 늘었다고 해서 장기간 지속될 투자사업의 예산을 10% 이상 확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경기와 산업 여건에 따라 세수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일시적인 세입 증가를 지속적인 재정 여력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정을 추가 투입해 성장률을 더 끌어올릴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이 전 총재는 "한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2.9%인데, 굳이 성장률을 더 높이려고 재정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도 있다"면서 "재정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이 크게 뛰면 내년 성장률은 기저효과로 그만큼 낮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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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재는 분양가 상한제와 정책 금융 등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 전 총재는 "모두가 강남 부동산에 관심을 두는 데는 분양가 상한제도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정책금융이 늘어나면서 부동산을 사게 되고, 이것이 다시 정책금융 규모를 늘리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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