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올해 4분기, 10월에서 12월 전기 요금이 현재 수준에서 동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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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이 뛰고 있는 만큼, 원가 부담은 한전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여기에 내일 예정된 대미투자 국회 보고에서는 미국 원전 8기 건설과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인데요.
결과에 따라 조 단위 출자 부담이 또 한 번 한전을 향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이 기자, 4분기 전기료부터 정리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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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네, 오늘(21일) 오전 8시 한국전력이 연료비 조정단가를 발표했는데요.
킬로와트시(㎾h)당 플러스 5원, 지금과 같은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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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전이 내놓은 산정 결과를 보면 속사정은 다릅니다. 4분기 필요한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플러스 7.3원이었습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직전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가격이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따져서 정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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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값이 오르면 올리고, 내리면 내리는 구조입니다. 다만 ㎾h당 플러스 5원에서 마이너스 5원 사이에서만 정할 수 있습니다.
이미 상한선인 플러스 5원이다 보니, 7.3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와도 더 올릴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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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2.3원은 요금에 반영할 길이 없는 거고요. 고스란히 한전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됩니다.
기본 요금과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도 별도로 인상하지 않아 4분기 전기료는 동결됩니다.

<앵커>
한전 실적에도 바로 반영이 되겠군요?
<기자>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한전의 올해 영업이익을 7조7,651억원으로 전망하는데요.
지난해 영업이익 13조4,906억원의 절반 수준입니다.

앞서 연료비 조정단가가 상한에 막혀 5원만 반영된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한전이 지불하는 연료비에는 상한이 없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2월 28일 발발했으니까요. 여기서 오른 에너지 가격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잡히고 있습니다.
우리가 들여오는 LNG는 대부분 장기계약이기 때문인데요. 계약 가격이 국제유가에 3~5개월 시차를 두고 연동됩니다.
유안타증권은 한전의 4분기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1,379억원 적자를 전망했습니다.
한전은 2023년 3분기부터 흑자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12개 분기 넘게 이어온 흐름이 곧 끊길 수 있는 겁니다.
주가도 이미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전 주가는 올해 초 6만7,9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3만원대 초반으로 반토막이 났는데요.
가뜩이나 속이 타는 한전 주주로서는 요금 동결 소식이 반가울 리 없습니다.

<앵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전기 요금을 미리 내달라고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요금으로 못 메우니 기업에서 돈을 먼저 끌어다 쓰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한전은 삼성전자에 20조원, SK하이닉스에 5조원, 등 총 25조원 규모의 전기 요금 선납을 제안했습니다.
지난해 두 회사가 낸 전기료를 기준으로 5년치를 계산한 금액입니다.
다만 이들 모두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5년 뒤까지 반도체 업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인데요.

한전 부채는 6월 말 기준 210조7,000억원, 하루 이자만 115억원입니다. 선납금은 채권을 찍지 않고도 당장 쓸 수 있는 자금이었고요.
그 한전채마저 여유가 없습니다.
2022년 한전 부채가 급증하자 정부는 사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2배에서 5배로 완화했는데요. 이 특례도 2027년 끝납니다.
<앵커>
미국 원전 투자는 어떻습니까? 한전에게 불리한 구조인가요?
<기자>
대미투자 2호 사업으로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짓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규모는 1,200억달러 수준인데요.
한국형 원자로 APR1400을 최소 2기 이상 포함해 먼저 짓는 걸 목표로 해왔지만, 미국은 자국 웨스팅하우스 AP1000 중심으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15%를 확보해 이사회에 진입하겠다는 입장인데요. 미국은 5~10% 소수 지분만 제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기업가치를 150억~200억달러로 보면 15%는 우리 돈 3조에서 4조원 규모입니다. 문제는 이 돈을 누가 대느냐인데요.
정부는 한전과 한수원이 사업을 실행하는 구조로 판을 짜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한전의 100% 자회사여서, 출자 부담은 한전 재무제표에 그대로 잡힙니다.
정부는 이번 투자가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사업이 되도록 협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상업적 합리성을 갖추려면 어떤 것들이 담보돼야 합니까?
<기자>
첫째는 지분율보다 의사 결정권입니다. 한국 측 인사를 이사회에 앉히지 못하면 돈만 대고 주도권은 없는 구조가 됩니다.

둘째는 손실 분담의 상한입니다. 웨스팅하우스가 추진한 미국 보글 원전은 공사가 수년 간 지연되면서 비용이 크게 불었습니다.
결국 2017년 파산보호까지 간 전례가 있죠. 공기 지연이나 비용 초과분을 누가 책임지는지 중요합니다.
마지막은 장기 수익입니다. 원전은 설계수명이 60년이고, 미국에서는 80년까지 운영을 연장한 사례가 있습니다.
짓고 끝나는 게 아니라 운영과 정비, 기자재 공급까지 계약을 따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되면 출자금은 비용이 아니라 입장권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데요.
다만 원전은 짓는 데만 10년이 걸리니 한참 후의 얘기입니다. 당장 나가야 할 돈은 조 단위인데, 한전은 감당할 체력이 없습니다.

결국 답은 전기 요금 인상에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발전 단가가 상대적으로 싼 국내 원전의 이용률은 내년 84%까지 회복될 전망입니다. 그래도 원전을 더 돌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증권가가 보는 내년 영업이익은 6조9,000억원인데, 2024년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