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큰데 왜 줄여요? 크면 좋은 거 아니에요?"
가슴 축소를 고민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가장 흔히 돌아오는 말이다. 악의 없이 던지는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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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힘든 사람은 이 말 때문에 입을 닫는다. 편하게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 혼자 검색만 하다가 몇 년을 보내고, 더러는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손을 댔다가 가슴에 흉터만 남기고 진료실에 오기도 한다.
상담에서 "언제부터 불편하셨나요"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의 상당수가 중고등학교 시절이다. 또래보다 일찍, 또래보다 크게 자랐고, 그때부터 십 년이 훌쩍 넘도록 같은 불편을 안고 살아온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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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커서 일상생활에 불편을 일으키는 상태를 의학적으로 유방비대라고 한다. 매우 심한 경우 거대유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살이 찌면 생기고 빼면 좋아지는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유방은 지방만으로 이루어진 장기가 아니다. 유선 조직이 함께 있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 충분히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살 빼면 나아진다"는 조언이 이분들에게 잘 듣지 않는 이유다.
가슴이 크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몸에 실리는 무게다. 1kg짜리 책가방을 등이 아니라 가슴 앞에 매고 하루 종일 다닌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심한 경우 누웠을 때 가슴의 무게 때문에 숨쉬기가 답답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걸으면 가슴 아래로 땀이 차 여름이면 피부 트러블을 달고 산다. 무엇보다 이 무게가 목과 어깨, 등과 허리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면서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팔까지 불편하고 팔을 움직이는 동작이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무게는 자세도 바꿔놓는다. 앞이 무거우니 몸이 앞으로 말리고, 여기에 가슴으로 향하는 시선을 피하려 어깨를 움츠리는 습관이 사춘기부터 겹친다. 그렇게 굽은 자세가 다시 목과 어깨, 허리의 부담을 키운다. 옷은 몸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게 아니라 가려지는 것을 고르게 되고, 뛰는 운동은 진작에 포기한 경우도 많다.
유방축소술은 늘어난 피부와 과도한 유선·지방 조직을 함께 줄이는 수술이다. 큰 가슴은 유두와 유륜도 아래로 처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적절한 위치로 올려주는 과정이 함께 들어간다. 피부와 유선·지방 조직을 줄이는 동시에 유두 위치와 좌우 균형까지 다시 만들어야 하는 비교적 큰 수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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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술은 디자인이 절반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네킹에 옷을 지을 때 패턴을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목에 줄자를 걸고 정확하게 치수를 재서, 그동안 있었던 좌우 크기와 모양, 볼륨의 비대칭까지 함께 고려한다.
가장 먼저 잡는 기준은 수술 후 유두의 위치와 유륜의 크기다. 줄여야 할 양과 처짐이 크지 않다면 절개를 비교적 짧게 가져갈 수 있지만, 피부를 줄여야 할 양과 유두를 이동해야 할 거리가 커질수록 세로 절개나 가슴 아래 주름선을 따르는 절개가 더해진다. 어떤 방법을 쓸지는 환자가 원하는 최종 크기뿐 아니라 현재 가슴의 처짐과 피부 여분, 유두의 위치, 제거해야 할 조직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수술 전 상담과 디자인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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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둘 것이 있다. 지금까지 말한 통증은 큰 가슴을 지고 살아오며 겪은 통증이고, 수술 자체의 통증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수술 범위가 크다는 설명을 들으면 통증도 그만큼 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통증과 별개로 수술 직후부터 "가슴이 가벼워졌다"고 표현하는 환자들이 많다. "벽돌 하나를 치운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여러 번 있다. 오랫동안 몸 앞쪽에 걸려 있던 무게가 한순간에 줄어들기 때문이다.
회복 과정은 수술 범위와 환자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수술 다음 날부터 걷거나 식사하는 등 가벼운 일상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술식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피주머니를 사용하지 않기도 하며, 첫날 의료용 붕대로 압박한 뒤 수술용 브래지어로 바꿔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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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의 상처가 안정돼 보여도 안쪽에서는 조직이 새 위치에서 아물어가는 중이다. 가슴이 위아래로 크게 흔들리면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초기에는 지지가 잘 되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밥이 있는 경우에는 보통 7~10일 사이에 제거하고, 그전에도 방수 테이프 등을 이용해 위생 관리를 하며 지낼 수 있다.
물론 흉터는 남는다. 늘어난 피부를 함께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수유가 가능한 경우도 많지만 수술 전과 같은 수유 능력을 보장할 수는 없고 수술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향후 출산과 수유 계획이 있다면 수술 전에 반드시 알려야 한다. 유두 감각은 수술 직후 둔해졌다가 수개월에 걸쳐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감각의 변화가 남을 수 있다.
비용도 짚어야 한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보험제도에서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유방비대를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기능적 문제로 판단해 유방축소술의 보험 적용을 인정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행 건강보험 규정상 '신체의 필수 기능개선 목적이 아닌 경우' 시행되는 유방축소술이 비급여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목과 어깨, 허리 통증이나 일상생활의 제한이 뚜렷하더라도 이러한 증상만으로 외국의 일부 보험제도처럼 유방축소술이 일률적으로 보장되는 구조는 아니다.
이 수술이 환자의 삶에서 갖는 의미와 제도가 그것을 다루는 방식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유방축소술은 성형외과 수술 가운데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은 수술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수술 후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왜 진작 하지 않았을까"다.
움직임이 편해지면서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옷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진다. 수년간 가슴을 숨기느라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걷기 시작하는 환자도 있다.
다만 작은 가슴이 저마다 다르듯 큰 가슴도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가슴의 폭과 길이, 처진 정도, 피부의 여분, 유두의 위치와 좌우 비대칭이 모두 다르고, 그에 따라 수술 방법과 디테일도 달라진다. 아무리 검색해도 딱 내 이야기 같은 사례를 찾기 어려운 이유다.
혼자 오래 고민하기보다 비슷한 경우를 많이 다뤄본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내 가슴에서는 어떤 선택이 가능한지 들어보는 편이 낫다.
지금까지 수술하며 환자분들이 가장 밝게 웃는 얼굴을 본 수술 중 하나가 유방축소술이다. 몸을 짓누르던 무게를 덜어내고 나면, 아름다움은 대개 그다음에 따라온다.
<감수=고주영 아틀리에성형외과 원장 · 성형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이미지 생성 = 챗 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