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뉴욕증시는 AI 관련주의 상승이 두드러졌습니다. 다우지수는 0.04% 약보합권 마감한 가운데 S&P 500 지수는 0.26%, 나스닥 지수는 0.54% 올랐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49%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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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에 가장 영향을 준 요인은 7월 소비자물가지수, CPI 데이터였습니다. 1년 전보다 3.4% 상승한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 수준이었습니다.

미국 물가의 3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상승률이 전월비 0.1%로 둔화했고요. 물가가 내린 품목도 있었습니다. 식료품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는데, 돼지고기 가격의 하락과 함께 사이클로스포라균 발생으로 가격이 폭락한 양상추 가격이 식료품 물가지수 하락의 요인이었습니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비 2.5%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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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에서 지금과 같은 CPI 데이터는, 전쟁 지속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압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물가지표가 나온 뒤 TD이코노믹스는 "관세와 에너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해석했고요.
JP모간은 '테플론 인플레이션'이라는 용어를 제시했습니다. 테플론을 사용한 프라이팬에 음식이 잘 달라붙지 않는 것처럼,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누그러지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물가 데이터가 나온 뒤 시장에서 바라보는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상당폭 낮아졌습니다. 현재 시카고 연방기금금리 선물에 나타난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40.1%, 동결 확률은 59.9%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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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문제가 천천히 사라져가고 있으니 이 추세에서 괜히 금리를 올리게 되면 단기채 급등 현상이 일어나고, 시장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죠.
설거지 할 때 테프론 프라이팬은 강력한 철수세미로 닦지 않는 것처럼, 지금 상황이면 연준이 시장의 충격을 감수하고 빠르게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가 시장에 작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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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9월 기준금리 인상을 걱정했던, 혹은 여기에 베팅했던 자금과 논리가 힘을 잃으면서 일부 성장주에는 '숏 스퀴즈' 현상을 생각해 볼만한 움직임도 나왔습니다.
스페이스 X 주가가 간밤 9.74% 상승 마감했는데요. 공매도 투자자의 포지션 정리에 따른 숏 커버링이 스페이스X의 주가 급등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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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금 조달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AI 관련주들 역시 상승세를 보였고요.
한 편에서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전히 사라졌다면 증시도 그렇지만 채권시장이 크게 반응해야 합니다. 그런데 간밤 미 국채 수익률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등 단기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지만, 장기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지요.
이것은 두 가지를 의미합니다. 하나는 지금의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과도한 걱정'을 지우는 정도의 역할만을 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다음 부분이 중요할 수 있는데, 지금의 미국의 장기채 시장을 바라보는 불안요인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겠습니다. 앞선 글을 통해 미국과 일본의 엔저 저지를 위한 외환 공조에 나섰고, 이것이 일본이 보유한 미국 국채 매도를 막기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을 전해드렸었지요. 일본이 미 국채를 팔게 되면 장기채 금리가 올라가니까요. 그런데 지금 이 외환공조를 위한 엔저 저지 계획이 시장에서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엔달러 환율은 다시금 달러당 159엔까지 상승했습니다.
오늘 나온 미국의 국채 입찰 상황도 함께 봐야겠습니다. 420억 달러 규모로 진행된 미국의 10년물 국채입찰의 낙찰금리가 4.683%까지 올랐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만큼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는 뜻입니다.
'왜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때만큼 높은 금리를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요구하는가'가 중요한 질문이겠습니다. 현재로서는 그 답의 일부를 '재정 적자'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합니다.

13일 기준, 미국이라는 나라가 진 부채는 39조8,5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같은 날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7월 재정적자는 4,323억달러로 급증하며 5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뒤 미 국채 30년물 입찰이 있는데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30년물 국채입찰의 낙찰 금리 역시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 정부는 빚을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중간선거를 앞둔 백악관은 빚을 줄이기 위한 노력보다는 당장 세금을 줄이려는 노력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 행정부가 양도소득세 개편을 통해 주택 매각시 세금 부담을 줄이는 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