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네이버와 카카오의 연구개발비는 각각 9천650억원, 5천447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올해가 가장 많았다.
AI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각각 15.1%, 6.7% 증가한 수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의 글로벌 빅테크가 각축을 벌이는 AI 패권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린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 상반기 매출액(4조6천883억원)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6%에 달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프로젝트는 157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네이버는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위해 판교테크원타워(알파돔시티 6-2블록)에 대한 부동산 펀드 보유 지분 45.08%를 싱가포르투자청(GIC)에 3천50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 AI 열풍을 주도한 챗GPT 등과의 성능 차별화부터 수익 모델 창출까지 투입해야 할 돈이 여전히 많은 만큼, 추가로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양의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고, 서비스 상용화에는 AI 모델의 경량·최적화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오는 24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자사가 개발한 초거대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공개한다.
네이버는 이 자리에서 AI에 상거래(커머스), 웹툰, 금융 등을 결합한 사업의 청사진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3조7천828억원)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4.4%를 차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카카오의 R&D 비용은 지난해(1조213억원) 처음으로 1조원을 넘은 데 이어 2년 연속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가 오는 10월 이후에 선보일 초거대 AI '코지피티 2.0'은 파라미터(매개변수·언어모델의 학습을 위해 외부에서 투입되는 데이터)보다는 합리적 비용에 초점을 맞춰 개발 중이다.
대규모·고성능 AI 모델은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현재 카카오는 파라미터 기준 60억·130억·250억·650억개 등 다양한 크기의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의 파라미터가 2천40억개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