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창업주인 세르게이 브린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4년 만에 복귀해 인공지능(AI) 개발을 사실상 진두지휘한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브린은 최근 몇 달 동안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사무실에 1주일에 3∼4일은 출근해 연구원들과 함께 일한다.
이 연구원들은 구글의 AI 야심작인 제미니(Gemini) 연구진으로, 브린은 지난해 말부터 회의에 참석해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자주, 깊이 개입한다는 게 이들 소식통의 전언이다.
브린은 연구진과 주간 회의를 소집하기도 하고, 연구원 채용 같은 인사 업무에도 개입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브린의 재등장은 구글이 AI에서 결정적 순간을 맞았다는 신호라고 WSJ은 풀이했다.
브린은 1998년 스탠퍼드대 동창인 래리 페이지와 함께 작은 창고에서 구글을 세웠다. 2019년 페이지와 동반 퇴진을 선언하고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다.
그의 복귀는 구글이 치열한 AI 개발 경쟁에 몰린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구글은 챗GPT 대항마로 제미니라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해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구글은 2011년 '브레인'이라는 이름의 연구 조직을 출범하며 AI 개발에 먼저 뛰어들었으나 챗GPT 등과 경쟁에서 앞서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챗GPT 출시 이후 구글에서도 브린의 개입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다만 브린의 공식 역할은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회 일원인 것 말고는 따로 없는 상태라고 구글 측은 밝혔다.
한편 순다르 피차이 현 구글 CEO는 브린 복귀를 기뻐하는 입장이며, 브린의 역할을 북돋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브린이 컴퓨터공학에서 세계 최대 거물급이긴 하지만 최신 AI 개발 동향을 따라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현직 구글 직원들은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