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폭풍`이 강타한 이라크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나자프, 북부 쿠르드 자치구 술라이마니야 등에 황사가 유입돼 도시를 주황색으로 뒤덮었다.
도시의 색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황사는 4월 중순 이후에만 벌써 8번이나 발생했는데, 이라크에서 유례가 없던 일이다.
가시거리가 300m밖에 되지 않자 바그다드 국제공항이 운항을 멈추는 등 도시 기능은 마비됐다.
바그다드를 포함한 이라크 18개 주 가운데 7개 주가 정부청사 폐쇄를 명령했다. 학교도 전국적으로 휴교에 들어갔고, 대학도 시험 일정을 연기했다.
황사는 건강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노인과 만성호흡기·심장 질환자 등 하루 수백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고 있다.
이달에만 5천여 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가운데, 1명은 사망했다고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은 보도했다.
지역 주민들은 잦은 황사의 이유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중동은 원래 먼지와 모래폭풍에 시달리는 지역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황사가 더 자주 발생하고, 피해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메나통신은 강물의 남용, 계속되는 댐 건설, 과도한 방목, 삼림 벌채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엔은 이라크를 기후 변화와 사막화에 가장 취약한 세계 5대 국가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
이라크 환경부의 한 관리는 이라크가 향후 20년 동안 매년 272일간 황사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