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가운데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또다시 불을 지폈다.
8K 기술을 정의 내리면서 논쟁의 중심에 있는 `화질 선명도(CM)`가 50% 이상이어야 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CM값은 12%로 이에 못 미친다.
다만 CTA는 표준 규격을 정의하는 기관이 아니라 비용을 받고 인증 로고를 발급하는 협회이기 때문에 발표된 8K 기준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TA는 현지시간 17일 업계 기준에 따라 8K 디스플레이를 인증하고, 8K 로고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CTA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의 주최기관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전 세계 2천여개 기업이 가입돼 있다.
CTA는 "업계가 요구하는 8K UHD(초고화질)의 기술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판매자와 소비자가 식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별도의 첨부 자료를 통해 `8K 인증 기준`을 안내했다.
특히 화면 해상도(Display Resolution)와 관련 "디스플레이는 1×1 그릴패턴 기준 최소 50%의 CM값을 만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독일 가전 전시회 `IFA 2019` 때부터 17일 오전 설명회까지 줄곧 "CM값이 50%를 넘어야 8K TV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설명회를 열고 CM값이 8K 기술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잣대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회사는 "CM은 1927년에 발표된 개념"이라며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도 지난 2016년 이를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는 불완전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프로그램은 신기술 시장을 확대할 때 주로 사용되는 마케팅 방식으로 이를 소비자를 위해 충족해야 할 요구 조건으로 보긴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앞서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8K 협회`도 8K의 기술 표준을 공개하고 향후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CTA가 CES를 주관하는 협회인 만큼 이번에 발표된 인증로고를 받지 못하면 미국 시장에서 8K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CM값 50%를 충족하는 건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CTA의 인증 기준을 맞출지는 사업적인 판단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CTA는 `8K UHD` 인증을 곧 시행하고, 내년 1월부터 기업들이 인증된 로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