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오늘(16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 회장은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하고 50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1세대 창업주로, 창업 세대가 명예롭게 자진 퇴진하는 경우는 드문 일입니다.
그는 오전 경기 이천의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원그룹은 앞으로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중심이 돼 운영될 전망입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 그럴수록 인간은 성장하니까`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노력해왔다"며, "동원의 자랑스러운 50년을 만들 수 있도록 바탕이 되어 준 우리나라와 사회에 감사를 드리며 우리 사회에 더욱 필요한 기업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원의 창업정신은 `성실한 기업 활동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이었고, 기업 비전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이 다짐을 잊지 말고 정도(正道)로 가는 것이 승자의 길이라는 것을 늘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회장의 퇴진 선언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랫동안 고민하다 결단을 내린 것이란 설명입니다.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다"라는 소신을 밝히며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던 만큼 동원의 변화와 혁신을 새로운 세대가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입니다.
자리에서 물러난 후 김 회장은 그룹 경영과 관련해 필요한 경우에만 그간 쌓아온 경륜을 살려 조언을 할 예정입니다.
재계 원로로서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그간 하지 못했던 일,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회장 퇴진 이후 동원그룹 경영은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 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