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리점에 부당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해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던 한샘이 이번엔 시공 협력업체을 상대로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부당하게 시공비를 떠넘기는 것은 물론 본사에 반발하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불이익을 준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주비 기자가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한샘 시공테크는 한샘 제품만 전문으로 시공하는 한샘의 협력업체입니다.
한샘 본사는 고객에게 받은 주문을 각 지역에 있는 테크가 시공할 수 있도록 배정합니다.
한샘은 테크에게 시공비를 주고, 테크는 일정 수수료를 떼고 각 시공기사에게 시공 건당 시공비를 주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샘이 시공비를 부당하게 책정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서울의 한 테크에서 일하는 시공기사 A씨는 시공에 필요한 부품이 도착하지 않아 본사에 확인했더니 자비들 들여 다시 주문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A 한샘 시공기사
"오더장 확인해보니 미출난 거예요. 출고가 되지도 않은 물건값을 물게 하고 물류비도 물게 하고…."
이같은 사례는 A 시공기사 뿐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지역의 또 다른 시공기사 B씨는 하자 있는 제품을 공급 받았는데, 본사가 자비로 새 제품을 주문하도록 했다고 토로합니다.
[인터뷰] B 한샘 시공기사
"제품이 찍혀서 온다든가 문에 스크래치가 나도 결국 한샘에서는 너희가 물건 옮기다 그렇지 않냐 그래서 테크라든지 저희 개인 기사들이 새로 발주해서 조치해요."
B씨는 하루 일당에서 몇 십만 원 까이는 게 일쑤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B 한샘 시공기사
"운송료가 4만 원에다가 제품값이 적게는 8~9만 원, 비싼 제품은 20만 원까지 가니까요. 문제가 되면 자비로 하죠. 운이 나쁘면 하루에 몇 번씩 있죠."
이런 조치가 부당하다고 회사에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건 불이익 뿐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B 한샘 시공기사
"시공비를 왜 그렇게 깎았냐고 항의를 한 적이 있어요. 돈은 못 받았지만 블랙리스트에 올랐죠. 그 블랙리스트에 오르니까 문제가 생기면 조금 불이익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사업 구조상 시공기사는 한샘에서 시공 물량을 배정해주지 않으면 일감을 얻을 수 없습니다.
한샘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시공기사에게 불공정 거래를 강요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처리했고, 블랙리스트 관리 등 '갑질'은 말도 안된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자가 발생하면 하자 판정회의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본사와 시공기사 사이에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이지예 / 한샘 홍보팀
"어떤 부분에서 하자가 발생한 건지 저희가 판정을 하거든요. 시공하자의 주체를 파악한 다음에 시공상의 잘못이면 시공기사님 잘못이기 때문에 관련 하자비를 물지만 만약 제품 잘못이면 본사에서 하고…."
국내 1위 가구전문업체인 한샘은 지난해 초에도 대리점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시공기사에게 존경받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최양하 회장의 목표는 '갑질 경영'이라는 오명에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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