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성완종 `금품메모` 발견‥김기춘, 허태열 포함 명단 적혀 "검찰 검토중"
`자원외교 비리 의혹` 고(故)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에 금품을 뿌린 정황을 적은 메모가 발견됐다.
10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에 따르면 전날 성 전 회장의 시신을 검시하는 과정 중 바지 주머니에서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이름과 특정 액수가 적힌 쪽지가 발견, 그 안에는 5~6명의 명단이 적혀있다. 또 5~6명과 관련한 금액이 기재됐고, 1명에 대해서는 날짜까지 표기돼 있어 현재 검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앞서 성 전 회장은 9일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온 직후인 오전 6시부터 50분간 한 매체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금품수수를 폭로했다.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성완종 전 회장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미화 10만 달러를, 허태열 전 비서실장에게는 현금 7억원을 건낸 것으로 드러났다.
성완종 전 회장은 "김기춘 전 실장이 2006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을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 그리고 2007년 당시 허태열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성완종 전 회장은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아내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1조원 분식 이야기를 했다. 검찰이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저의 배임 및 횡령 혐의를 `딜`하라고 하는데 내가 딜할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성완종 전 회장의 사망 직전 인터뷰가 보도되자 김기춘 전 실장은 "난 맹세코 그런 일이 없다. 고인의 명복은 빌겠지만 난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허태열 전 실장도 "그런 일은 모르고 또 없다"며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상황이다.
한편 앞서 성 전 회장은 9500억원의 분식회계와 회사 돈 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에서, 9일 오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불참, 오후 3시3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성완종 `금품메모` 발견 김기춘 허태열 포함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