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세기에 한번 겪을 만한 대형 사건들을 오늘날 우리들은 대략 10년에 한번 꼴로 경험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빈번한 전쟁과 테러, 자연재해 등 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들만한 좋고 나쁜 소식들이 발달한 교통과 인터넷 망을 통해 증폭되어 전달된 까닭이다.
국내에서는 『넛지』(Nudge)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캐스 선스타인(Cass R Sunstein)’ 교수는 ‘루머’라는 책에서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되는 것을 ‘사회적 폭포 효과’라고 정의 했다. 사람들이 판단을 내릴 때 타인의 생각과 행동에 의존하기 때문에 잘 아는 사람들의 얘기에 동조화 되는 경향이 커진 다는 것인데, 이처럼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그 의견이 합치되는 경우에 결과는 한층 더 극단적이고 폭발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그래서 ‘사회적 폭포 효과(우리가 판단을 내릴 때 타인의 생각과 행동에 의존하려는 경향)’를 역이용해서 투자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 역발상 투자다. 일상에서 대중의 힘은 개인보다 강하다. 그러나 대중의 힘은 본능적이고 단순하며 반복적이어서 현명한 개인투자자가 이를 파악하고 잘 활용하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대중의 힘을 인정하되 두려워하지 않는 투자전략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자신의 투자관이 분명할수록 자기주도적 투자결정이 용이하다. 모든 시장변수가 각각 자기스케줄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투자자가 미리 예측이나 관리가 불가능하지만 투자자 자신의 마음만큼은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다. 투자시장에서 투자자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투자자의 마음이다.
1970년대 ‘오일 쇼크’가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때 사람들은 한 가지 사실을 두고 두 가지 상반된 판단을 했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산유국들은 더 많은 달러를 벌어들이게 되고 그 돈으로 더 많은 물건을 서방 국가들로부터 사게 될 것이기 때문에 원유가격 상승은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니다, 원유가격 상승은 오히려 휘발유 등을 쓰는 소비자나 공산품의 원가를 상승시켜 경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오일 쇼크’라는 한 가지 사실을 두고 이렇듯 분석가들의 시각은 상반된 견해로 양분됐다. 결국 어떤 견해를 믿고 따르느냐는 투자자의 몫이고, 그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도 투자자의 것이다. 성공투자는 머리가 좋거나 특별한 사업적 감각, 특별한 내부자 정보 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정보를 투자목적에 맞게 해독하고, 해당정보의 가치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더 큰 성공투자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주변 분위기와 편견에 이끌리지 않는 이성적 판단과 치우치지 않는 감정 조절 능력이야 말로 성공투자에 이르는 최고의 덕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