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성공 조건, 필요·속도·탐욕] 4편. 생존을 위한 글로벌 기업의 몸부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 많은 이들의 삶과 여러 비즈니스 모델이 필연적으로 파괴되기도 하지만,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엄청난 새로운 기회도 열린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글로벌 거인, 사활을 걸고 변신하다
미국에서 가장 전통적인 기업들 중 하나인 P&G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품을 얻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현재 P&G는 대학, 공급업체, 외부발명가들과 협업하고, 회사의 지분도 제공한다. 이 방식을 채택한 지 10년도 되지 않아 P&G는 기업 외부에서 비롯된 신제품 아이디어의 비율이 20퍼센트 미만에서 약 50퍼센트로 증가했다.
이는 혁신을 크게 촉진했으며, 장기 성장률을 높이고 수익과 하락하는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P&G는 왜 개방형 접근법으로 전환했을까? 과거 중앙집권화된 방식으로 성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가 큰 결정이 아니었을까?
간단히 말하면, P&G는 불길한 조짐을 느꼈다. 폐쇄적으로 조직된 P&G의 글로벌혁신연구소들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기에 민첩성이 떨어졌다. P&G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규모가 대단히 크기 때문에, 현상 유지만 하기 위해서도 엄청난 규모의 자생적 성장을 계속해야 한다.
그리고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내의 혁신연구소들은 추가적인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P&G는 새로운 기술의 폭발적인 발전 때문에 혁신 비용은 치솟는데 사내 연구 생산성은 정체되고 있음을 분명히 알았다. 게다가 세계화로 인해 시장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치열해졌다.
P&G는 가장 중요한 혁신들이 대규모 연구소가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개인 기업가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개방형 접근법에 사운을 걸기로 했다. 그들은 외부 혁신가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었고,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새로운 시각을 수용하지 못하는 연구소 특유의 배타적인 태도를 거부했다.
이 모든 노력의 결과, 현재 P&G의 혁신 프로젝트 가운데 50퍼센트가 수익 및 매출 목표를 달성한다(2000년에는 15퍼센트만이 목표를 달성했다). P&G는 2014년과 2015년에 시행할 새로운 프로젝트가 2011년의 프로젝트보다 두 배에 가까운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혁신 성공률을 세 배로 높였다는 사실이다.
빌 게이츠는 인터넷 혁명이 가져온 기술적 진보의 물결이 최고 한계점에 도달했느냐는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측정치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오늘날 기술 변화의 속도는 발명의 황금기였던 빅토리아 시대를 제외하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다.
게다가 기술 발전의 정체기가 곧 다가올 것 같지도 않다. 또 첨단 컴퓨터 모델링, 재료과학, 커뮤니케이션, 농업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훨씬 나은 미래를 암시하는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다. 대규모 변화 예측가 폴 사포(Paul Saffo)는 말한다.
“변화란 결코 직선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직선적 변화를 예상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항상 ‘S’자 곡선을 그립니다. 그래서 곧잘 우리는 단기간의 변화를 과대평가하고 장기간의 변화를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