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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도 깜짝 놀랐다"…멕시코 셰프가 끓인 'K라면'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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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도 깜짝 놀랐다"…멕시코 셰프가 끓인 'K라면'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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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파와 마늘을 기름에 볶다 치폴레 소스와 맥주, 신라면 스프 가루를 한데 넣고 끓인다. 면과 버터, 레몬 제스트(껍질 가루)를 차례로 넣고 약한 불에 졸인다. 여기에 신라면 스프 가루로 양념을 한 닭고기 꼬치를 곁들인다.

    틱톡 팔로어 수가 150만 명에 달하는 멕시코의 유명 요리사 보레시토(38·본명 헤수스 마누엘 폰세 루이스)가 개발한 조리법이다. 그는 구미라면축제의 일부로 열린 ‘글로벌 라면 챌린지’에서 이 레시피로 대상을 탔다. 전 세계 80개국에서 1263명이 예선에 참가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경연이었다. 지난 6일 축제 현장에서 만난 보레시토는 “아내의 권유로 도전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한국 라면을 정말로 즐겨 먹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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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행사는 올해로 개최 5회째를 맞는 구미라면축제가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이다. 경연을 통해 선발된 13개국 출신 요리 인플루언서들이 신라면에 각국의 식문화를 녹여 내는 모습은 ‘K라면의 세계화’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도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새롭게 추진할 수 있었다”라며 “작년에 외국인만 1만~2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막 첫날부터 축제의 무대인 구미역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근의 농심 구미 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라면을 판매하는 ‘갓랜드’ 구역이 특히 붐볐다. 작년 행사 때 약 48만 개의 ‘갓 튀긴 라면’이 행사 현장에서 팔려나갔다. 농심은 첫날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신라면 툼바 등 대표 제품과 이번 축제를 기념해 출시된 한정판 ‘구미라면축제면’을 봉지(5개입·신라면 툼바는 4개입)와 박스(40개입·신라면 툼바는 32개입)로 개별 판매했지만, 수요가 몰리자 5종을 1팩씩 담은 라면백만 판매하는 쪽으로 방식을 바꿨다. 인당 구매 수량도 둘째 날 최대 4개, 마지막 날 최대 3개로 제한했다.

    갓랜드 앞에는 최대 2㎞에 달하는 대기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울산에서 왔다는 30대 커플 최모씨와 왕모씨는 “아침 일찍 출발해 3시간을 기다려 겨우 샀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의 노정미씨(50대)는 “마트에서도 살 수 있는 제품들이긴 하지만, 라면 마니아들에게는 농심 공장이 있는 구미산 제품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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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가 처음 만들어진 2022년 1만5000명 수준이던 방문객 수는 2023년 8만 명, 2024년 17만 명, 2025년 35만 명으로 두 배씩 빠르게 늘었다. 올해는 사흘간 누적 40만 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구미시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숫자다.

    구미역 앞에서부터 475m 길이의 길이 신라면 부스와 팝업, 포토존, 식음 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경쟁을 통해 선발된 구미 지역 식당 33곳이 농심 구미 공장에서 당일 생산된 신라면에 특별한 레시피를 조합해 만든 이색 라면을 선보였다. 복튀김을 넣은 생참복라면, 송이와 능이를 넣은 산중라면, 미슐랭 1스타 셰프인 니시무라의 레시피가 더해진 쇼가야키 파이탄 라멘 등이 대표적이다. 윤성진 구미라면축제 기획단장은 “라면의 ‘프리미엄화’를 주제로 1만원이 넘는 메뉴를 처음 시도했다”고 전했다.

    지역 식당의 참여가 적극적인 건 라면축제로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윤 단장은 “지난해 행사가 끝난 후 주변 지역 매출 변화를 빅데이터에 기반해 확인하니 28억6000만원이 새롭게 창출된 것으로 집계됐다”며 “구미에 ‘라면 맛집’은 한 곳도 없었으나 현재 12곳까지 늘었고, 올해 20개, 내년 30개로 늘려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K라면 성지’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구미라면축제를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맥주 축제)를 능가하는 아시아 대축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축제가 열리는 3일뿐 아니라 연중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도록 ‘라면관’ 등을 세우는 방안도 추진한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면 농심과 협력해 2년마다 개최되는 세계라면협회(WINA) 총회를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영갑 농심 면마케팅실장은 “라면이 단순 소비의 대상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구미시와 동반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구미라면축제의 뿌리 격인 농심 구미 공장은 국내 신라면 생산량의 약 75%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1991년부터 35년째 가동되고 있다. 1999년 첨단 설비를 들여 면과 스프의 제조, 포장, 물류 등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라면업계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사물 인식 프로그램으로 포장 결함이나 중량 편차 등 제품의 이상 유무를 자동으로 걸러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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