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생도 출신 남성이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몰래 진정제를 먹인 뒤 낙태약을 강제로 투여해 유산시켰다는 의혹으로 민사소송에 휘말렸다. 이 남성은 관련 사건으로 형사기소돼 중범죄 폭행 혐의를 인정했으며, 현재 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웨스트포인트 생도 출신 케일럽 T. 서(Caleb T. Suh)씨는 2022년 당시 여자친구였던 여성 생도에게 약물을 투여해 강제로 임신을 중단시켰다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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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0년 웨스트포인트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2022년 여성이 임신 사실을 알리자 서씨는 출산에 강하게 반대했다. 여성이 아이를 낳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자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후 서씨는 겉으로는 출산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몰래 임신중절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의 신분을 도용해 온라인 약국 계정을 개설하고 낙태약을 주문했으며, 친구를 통해 진정제 자낙스도 확보했다는 것이 소장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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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임산부를 위한 특제 단백질 음료라며 자낙스와 항히스타민제인 프로메타진을 섞은 셰이크를 여성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이 맛이 이상하다며 마시기를 거부하자 강제로 음료를 먹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장에 따르면 여성은 이후 의식을 잃었다가 깨기를 반복했고, 서씨는 그사이 낙태약을 여성의 질과 입에 강제로 투여했다. 여성이 입안의 약을 뱉어내자 다시 밀어 넣으면서 몸에 좋은 약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여성은 의식을 회복한 뒤 심한 하혈 증세를 보였다. 서씨에게 연락했지만 응답이 없자 직접 911에 신고했고, 병원에서 유산 판정을 받은 뒤 소파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사건 이후에도 피해 여성의 연락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온라인 약국 게시판에 의사가 여성의 몸에서 남은 약을 발견할 가능성을 묻는 글을 올렸다는 내용이 소장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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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이후 웨스트포인트를 떠나 2024년 가을 코넬대학교로 편입했으며, 학사 학위를 받은 뒤 컬럼비아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컬럼비아대는 언론의 문의를 받기 전까지 서씨의 범죄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사실을 인지한 뒤 신속히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조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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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절차도 진행 중이다. 서씨는 올해 봄 미국 맨해튼 연방법원에 기소됐으며 지난 6월 중범죄 폭행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 측은 학업을 마칠 시간을 달라며 선고를 내년 1월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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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은 익명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여성 측 변호인 러셀 콘블리스는 의뢰인이 원했던 아이를 잃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신체에 관한 결정권까지 빼앗겼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민사소송에 담긴 구체적인 사건 경위는 원고 측 주장으로, 형사재판에서 서씨가 인정한 중범죄 폭행 혐의와는 구분된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