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그의 일방적인 보호주의 무역 정책이 완화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레임덕은 화난 오리로 돌변할 수 있다”며 오히려 트럼프의 화를 돋굴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AI와 반도체의 대중 수출통제를 더 강화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정부 부패, 생활비 문제에 대한 불만을 투표로 심판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이란 전쟁과 함께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꼽혀온 관세 등 무역정책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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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협상을 여전히 진행중인 중국은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가 됐고 수천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했던 일본과 한국은 투자 약속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희망을 조용히 품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특히 로이터는 미국의 압력으로 각각 5,500억달러와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게 된 일본과 한국의 케이스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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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와 달리 대미 투자는 미국 유권자들이 불만을 가질 요소는 아니다. 트럼프로서도 미국으로의 투자 유치가 유일한 치적일 가능성이 높아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민주당이 무역위원회 의장직을 장악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트럼프의 무역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감독 청문회와 조사를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한국과 체결한 무역 협정에서 약속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자금 배분에 대한 투명성 확보 조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
한국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사업 자금 지원 합의설에 대해 반박했다. 한국외교연구원의 반길주 국제관계학 교수는 의회의 심사가 진행될 경우 서울이 사업 타당성을 재검토할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약속을 늦춘다며 분노를 표출하는 표적이 된 만큼 한국의 행보는 조심스러워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외교부는 의회 구성 변화와 관계없이 미국 행정부, 의회 및 각 주와 경제 및 무역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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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피아 대학의 미국 정치학 교수인 마에시마 가즈히로는 "관세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본의 대응이 느리면 추가 관세 부과 요구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동맹국들이 쉽게 발을 뺄 수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인 베른트 랑게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해진 트럼프는 더 공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다. 레임덕은 금세 화난 오리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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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는 일련의 무역 협정이후 무역 긴장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술 대기업에 디지털 서비스세를 부과하는 유럽 국가들에 보복할지 여부, 그리고 유럽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에 대한 30억 유로의 공적 자금 대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할지 여부 등 잠재적인 갈등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최대 무역 경쟁국은 중국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휴전 협정은 내년 1월에 만료된다. 베이징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약화를 이용해 협상력을 강화하려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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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코리나 경제 자문 소속 경제학자 사울 에슬레이크는 "시진핑은 이번 결과로 트럼프의 권위가 크게 약화되었음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시 주석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대중 강경노선에서는 공화당과 별 차이가 없는 민주당은 향후 협상에서 대통령이 제시할 수 있는 양보책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는 "민주당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 AI와 같은 핵심 쟁점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이 부족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AI와 반도체 분야의 기술 수출 통제를 더 강화하고 공급망을 더 철저히 감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책을 강구할 여지를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