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서울 성수동 한서빌딩에 마련된 ‘스낵이 제미나이 캠퍼스’. 구글 제미나이 로고가 새겨진 과잠바를 입은 ‘구과자’ 조형물이 눈길을 끌었다. 구과자는 인기 유튜브 웹예능 ‘전과자(매일 전과하는 남자)’의 공식캐릭터다. 대학 신학기나 축제 기간에 볼 법한 홍보 부스가 성수동 한복판에 들어선 모습이었다.
○체험하고 학점 쌓으면 졸업선물
이곳은 구글이 인공지능(AI) 서비스 제미나이의 주요 기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팝업스토어다. 대학 캠퍼스를 본떠 전공 수업과 동아리 활동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고 ‘졸업’하는 방식으로 꾸몄다.주 타깃은 대학생이지만 초등학생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았다. 외국인 방문객도 적지 않았다. 입장까지 30여 분을 기다려야 했고, 안에서도 곳곳에 대기 줄이 이어져 둘러보는 데만 한 시간이 걸릴 정도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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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은 입학 등록부터 시작됐다. 휴대폰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켜고 각 부스에서 미션을 수행한 뒤, 제미나이 로고가 새겨진 태깅 장치에 휴대폰을 갖다 대면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입학 등록으로 0.5점을 얻고 경영학과 전공 수업을 이수하면 0.6점을 추가하는 식이다. 학점 4.5점 만점에 3.7점 이상을 채우면 우수 졸업자로 선정돼 구글 굿즈와 졸업 인증서를 받는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경영학과 전공 부스였다. ‘저가 커피 브랜드가 2000원대 가격으로도 이익을 내는 구조를 분석하시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구독료를 올리고 계정 공유를 제한했는데도 이용자가 이탈하지 않은 이유를 분석하시오’ 등 실제 대학 과제처럼 구성된 질문을 제미나이로 해결하는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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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원은 ‘제미나이 딥 리서치’로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제미나이 캔버스’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자료 수집과 분석부터 보고서 초안 작성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제미나이는 웹페이지와 뉴스, 논문 등 180여 개 소스를 바탕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생성한 보고서를 파일로 첨부해 교수님께 보낼 이메일을 작성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메일 제목과 본문까지 만들어냈다. 항공우주공학과 부스에선 복잡한 수식과 방정식을 시뮬레이터로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제미나이를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닌 학습 조력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아리 홍보제와 도서관 등 대학 생활을 본뜬 체험도 마련됐다. 어학·재테크·취업 동아리 활동을 통해 프로젝트와 공모전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책 속에 숨겨진 프롬프트를 제미나이로 복사해 과제를 수행하는 식이다.
○대학생에겐 무료 구독 기회
구글은 체험을 실제 서비스 이용으로 연결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스낵이가 대학생이라면 지금 스캔해봐’라는 문구와 함께 구독 상품 가입 QR코드를 배치했다. ‘전과자’ 구독자를 뜻하는 스낵이를 겨냥해 대학생에게 구글 AI 플러스 무료 구독과 구글 AI 프로 74% 할인 혜택을 안내했다. 대학생 김정미 씨(21)는 “이렇게까지 실생활이나 학업에 유용한 기능이 많을 줄 몰랐다”며 “앞으로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은 과제와 취업 준비 등 AI 활용 수요가 높은 핵심 이용자층이다. 구글이 대학 캠퍼스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학업과 일상 속 제미나이 활용법을 직접 경험하도록 한 이유다. 이들에게 학업과 생활에 자연스럽게 쓰는 도구로 인식시키면 장기적인 이용 습관과 충성도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체험에 구독 할인까지 결합해 일회성 방문을 지속적인 이용과 유료 구독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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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는 1일까지 운영된다. 구글은 지역과 콘셉트를 달리한 팝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비스 경쟁의 무게중심이 기술력 과시에서 이용자 확보로 옮겨가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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