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용실을 그만두고 기존 매장에서 1.4㎞ 떨어진 곳에 자신의 미용실을 차린 헤어디자이너가 전 직장에 위약금 800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법원은 반경 5㎞ 이내 개업을 제한한 약정은 유효하지만 같은 구에 있는 다른 미용실로의 이직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31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민사15단독 유주현 판사는 미용실 원장 A씨가 헤어디자이너 B씨와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 8월20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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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3년 11월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미용실의 디자이너 B씨, C씨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는 퇴사 후 1년 이내에 같은 구나 동의 동종업계 회사로 이직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매장 반경 5㎞ 이내에 미용실을 열 수 없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위반 시 위약금은 3000만원이었다.
B씨는 2024년 11월께 퇴사했다. 이듬해 3월 기존 매장에서 약 1.4㎞ 떨어진 곳에 자신의 미용실을 열었다. C씨는 2025년 4월 퇴사한 뒤 같은 영통구에 있는 다른 미용실로 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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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두 사람이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했다며 각각 위약금 3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다. B씨와 C씨는 해당 약정이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무효라고 맞섰다.
법원은 두 사람이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출퇴근 시간이 일률적으로 정해졌고 근무표와 휴무일도 원장이 지정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경업금지 약정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A씨가 인테리어와 설비, 광고, 직원 교육 등에 비용과 노력을 투입한 점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미용실 운영자의 인적·물적 투자나 노력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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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퇴사 후 1년간 기존 미용실 반경 5㎞ 안에서 개업하지 못하도록 한 약정을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제한된 지역 밖에서는 자유롭게 개업할 수 있고 1년이 지나면 기존 매장 인근에서도 영업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B씨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위약금 3000만원은 과도하다며 800만원으로 줄였다. B씨가 기존 미용실의 매출 증가에 기여했고 고객에게 개업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렸다는 증거가 부족한 점 등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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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구에 있는 다른 미용실로의 이직을 금지한 조항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생활터전으로 삼아온 지역 전체에서 취업을 막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C씨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해당 판결은 1심 판단이다. 판결의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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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