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937.66

  • 74.78
  • 1.24%
코스닥

753.23

  • 18.05
  • 2.34%
1/2

"나가면 그대로 쫓겨날라"…홈플러스서 밤새는 점주들 '절규' [영상]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나가면 그대로 쫓겨날라"…홈플러스서 밤새는 점주들 '절규' [영상]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경기도 소재 홈플러스 매장에서 컴퓨터 부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이틀간 점포에서 밤을 새웠다. 지난 27일 점포에 단전 안내문이 붙은 후 매장 출입이 전면 통제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보증금도 못 돌려받았는데 점포를 비웠다가 그대로 쫓겨날 수 있다는 걱정이 들어 매장을 지켰다.

    이 씨는 "한 번 나갔다가 문을 잠가버리면 끝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며 "보증금 1800만원에 그동안 들인 시설비까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데, 보상금은커녕 이러다 보증금도 못 받고 나가게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매장 물건을 옮길 시간이라도 충분히 주면 좋을 텐데 모든 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일이 진행됐다"고 털어놨다.

    ADVERTISEMENT


    기업회생 중인 홈플러스의 폐점 대상 점포에 잇따라 단전이 예고되면서 입점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영업 중단은 물론 보증금마저 돌려받지 못한 채 빈손으로 점포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흘러나온다.
    단전 통보 받은 홈플러스…입점 점주들 '날벼락'
    2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포천송우점과 킨텍스점, 고양터미널점, 남양주진접점, 파주운정점, 인천가좌점 6곳은 지난주 한국전력으로부터 단전 예고 통보를 받았다. 부산 센텀시티점과 반여점, 영도점, 서부산점 등도 대상에 포함됐다. 한전은 전기공급약관에 따라 전기요금이 2개월 이상 미납되면 단전을 예고한 뒤 3개월 이상 체납할 경우 전력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 실제 킨텍스점의 경우 약 8100만원에 달하는 3개월분 전기요금이 미납된 상태다.

    문제는 홈플러스 건물에서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입점업체들. 이들은 마트 영업 중단과는 별개로 장사를 계속하고 있지만 전기·수도·냉난방 등 영업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은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전이 현실화하면서 사실상 정상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ADVERTISEMENT



    실제 홈플러스 킨텍스점은 단전 안내문이 붙은 후 고객이 점포를 오가는 이동 수단인 무빙워크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홈플러스 센텀시티점 역시 엘리베이터 운행이 멈췄고 정수기 렌털 업체와의 계약마저 끊겼다. 지난 28일 오전에는 건물 옥상에 설치된 이동통신 3사 중계기마저 철거됐다. 중계기는 대형 쇼핑몰처럼 건물 규모가 커 통신 신호가 잘 닿지 않는 곳에서 통화와 무선 인터넷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 장비다.

    갑작스러운 단전 예고에 입점 점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경기도 소재 홈플러스 매장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강모 씨는 "마트가 문을 닫은 뒤 약국을 찾는 손님이 절반가량 줄었다"며 "이제 단전까지 한다고 하니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부산 지역 홈플러스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원수정 씨도 "한때 월매출이 2000만원을 넘었는데 지난달에는 100만원 정도밖에 안 나왔다"며 "여름이 카페 성수기인데도 올해 7~8월에는 월매출이 150만원 정도에 그쳤다. 정상적인 장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증금 반환도 불투명…깊어지는 홈플러스 자금난
    홈플러스 측이 제시한 보증금 관련 합의서를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법원이 지난달 인가한 홈플러스 회생계획에 따르면 입점업체의 보증금은 2032년부터 2037년까지 5년에 걸쳐 분할 지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단전 안내문이 붙은 이후 점주들에게 보증금 지급 시점을 내년 7월로 앞당기는 내용의 별도 합의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점주들은 합의서에 담긴 일부 조항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합의서에는 보증금 반환을 위해 '법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자금 여력이 바닥난 홈플러스의 재정 상태를 감안할 때 법원이 특정 채권자인 점주들의 변제 시점을 앞당기는 수정안을 허가할 가능성은 낮다. 법원 승인이 나지 않으면 합의서 효력이 없어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ADVERTISEMENT


    홈플러스의 자금 사정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잇단 할인 행사를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막대한 누적 부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마지막 돌파구인 인수·합병(M&A)도 난항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폐점한 점포 중 자체 보유 부동산 19곳과 현재 영업 중인 대형마트·본사·온라인사업 부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뚜렷한 인수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점주들이 점포를 비우고 나면 홈플러스와 보증금 반환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여지도 줄어들 수 있다"며 "퇴점 이후에도 합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이행 가능한 장치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ADVERTISEMENT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