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주가가 국산 비만치료제 '에페' 국내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반등했다. 국내 증시 훈풍에 신약 출시 기대가 더해지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에페의 가격 경쟁력과 후속 신약 개발 성과가 주가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날 1만9000원(5.42%) 오른 3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국내 증시가 상승한 가운데 에페의 국내 출시를 하루 앞두고 기대감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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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포털사이트 한미약품 종목토론방에는 에페 출시에 대한 기대가 뜨거웠다. 투자자들은 "오랜만에 상한가 가보나", "우리(나라) 거 사용해라" 등의 글을 올리며 국산 비만치료제의 흥행과 주가 상승을 응원했다.
이번 반등은 에페의 품목허가 이후 주가가 약세를 보인 끝에 나왔다. 한미약품 주가는 에페의 품목허가일인 지난 7일 전날보다 2.10% 상승한 53만4000원까지 올랐다. 하반기 들어 품목허가일까지 관련 기대가 실리며 주가가 34.34% 뛰었다. 그러나 이후 흥행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지난 27일까지 34.3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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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에페 흥행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출시 이후 실제 처방 성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페 부진 우려와 북경한미 실적 부진으로 품목허가 이후 주가가 크게 조정받았다"며 "에페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처방 성과에 따라 업사이드(추가 상승 여력)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이 제시한 에페의 출시 첫해 매출 목표는 1000억원으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추정치인 2조원의 5% 수준이다.
에페의 강점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에페의 첫 4주분 공급가는 약 12만9800원으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약 21만6000원)보다 40%,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약 27만8000원)보다 53% 저렴하다. 환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비급여 시장인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처방 확대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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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쟁약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떨어진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다만 임상 참여자의 조건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온다. 국내 임상이 상대적으로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한국인 환자를 중심으로 진행돼 임상 참여자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에페의 체중 감량 폭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한국인 대상 임상이기에 글로벌 경쟁약과 감량률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가격 민감도가 높은 비급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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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 출시 이후에는 후속 비만치료제의 임상과 기술수출 성과도 주가를 이끌 요인으로 거론된다. 삼중작용제 비만치료제 '잔트루타이드'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임상 2상이 내년 상반기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슈 자회사 제넨텍에 기술이전한 차세대 비만치료제 'HM17321'도 같은 시기 임상 1상 완료가 예정돼 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HM17321의 비만 임상 1상과 'HM15275'의 비만 임상 2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임상 데이터와 후속 파트너링(기술이전·공동개발 등 협력) 성과에 따른 신약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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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본업의 실적 부담이 남아 있다. 한미약품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3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3% 감소했다.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의 영업이익이 59억원으로 75.1% 줄어든 영향이 컸다. 유통사로부터 대금을 회수하기 위한 일반의약품 출하 통제와 중국 집중구매제도에 따른 부담이 겹친 결과다.
에페의 시장 안착 속도는 출시 이후 확인할 과제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가격 경쟁력이 필요한 시장 상황이어서 초기 시장 침투율은 완만하게 올라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