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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통합'…합치는 건 정부, 맞추는 건 기관 [린의 행정과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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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통합'…합치는 건 정부, 맞추는 건 기관 [린의 행정과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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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지난달 3일 정부가 공공기관과 자회사 109곳을 줄이는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발전 5사와 항만공사 4곳의 통합처럼 통합 대상과 방향이 정부안으로 제시됐고, 임원을 제외한 직원의 고용승계와 처우 보장도 약속됐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칠지는 이제부터 정해야 한다. 대상 기관의 80% 이상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고, 개정 시점은 국회 일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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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최근 통폐합 대상 기관의 법률 분야 통합 대응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착수와 함께 시작한 작업이 통합 대상 기관의 설립 근거 법령과 정관, 인사·보수·회계 규정을 나란히 놓고 대조하는 일이다. 부처의 이행계획 마련과 병행해 기관이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승계의 틀은 부칙에서 짜인다

    통합 법률에서 기관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곳은 부칙이다. 재산과 권리·의무의 포괄승계, 직원의 승계, 종전 기관이 한 행위와 종전 기관에 대한 행위를 각각 새 기관이 한 행위와 새 기관에 대한 행위로 보는 간주, 청산절차를 거치지 않는 해산, 임원에 관한 경과조치, 다른 법률의 정비 등이 통상 부칙에 담긴다.

    문구 하나의 무게도 가볍지 않다. 대법원은 법률에 따라 새로운 특수법인을 설립하면서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다는 규정만 두고 근로관계 승계 규정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면 종전 직원의 근로관계가 새 법인에 당연히 승계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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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칸이 생기기 쉬운 곳도 있다. 개별 법령과 고시에 따라 종전 기관이 받은 지정·위탁이 새 기관으로 빠짐없이 이어지는지, 종전 기관의 면허·지정 요건을 새 기관이 그대로 충족하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입법 과정에서 개별 기관의 사업과 인허가를 세부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기관이 먼저 쟁점을 찾아 주무 부처와 협의해야 법안에 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설립 근거 법률이 따로 없는 주식회사형 기관과 자회사는 상법상 합병 절차를 거치면 권리·의무가 포괄승계되지만, 개별 법령상 인허가가 넘어오는지는 법령마다 확인해야 한다. 전기사업법 제10조처럼 전기사업자인 법인의 합병 자체에 허가권자의 인가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부칙만으로 풀리지 않는 것들

    부칙에 승계 규정을 충실히 두더라도 법률 쟁점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첫째, 계약과 소송이다. 계약상 지위는 원칙적으로 포괄 승계되지만, 계약서가 합병·조직변경·지배구조 변경을 상대방 동의 사유나 해지·기한이익 상실 사유로 정해뒀다면 그 조항이 해당 기관의 통합 방식에도 적용되는지 따져야 한다. 진행 중인 소송도 승계 대상이지만 소송수계 등 절차가 필요한지는 사건별로 확인해야 한다.

    둘째, 근로조건이다. 고용이 승계된다는 것과 근로조건이 통일된다는 것은 별개다. 취업규칙 통합 과정에서 불이익 변경이 생기면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집단적 동의가 필요할 수 있고, 동의 주체는 기관별 근로조건 체계와 변경 내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단체협약의 효력과 이후 교섭 구조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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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 법 통과 전까지의 과도기다. 이 기간에도 기관은 현행 법령과 규정에 따라 계약하고 채용해야 하지만, 그 결정이 통합 이후에 미칠 영향은 미리 점검해둬야 한다. 공공기관 통폐합에도 민간기업의 인수합병처럼 선제적인 법률 실사가 필요한 이유다.
    통폐합 대상 기관이 해야 하는 3가지

    통폐합 대상 기관이 지금 할 일은 셋이다.

    첫째, 계약·인허가·소송·자산을 조사해 통합 과정에서 동의나 인가, 절차적 조치가 필요한 사항을 가려내는 법률 실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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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정이 필요한 개별 법령과 통합 법률에 담겨야 할 승계·간주·특례 조항을 정리해 주무 부처와 협의한다.

    셋째, 법률 실사와 병행해 회계·인사·노무의 통합 일정과 이행계획을 구체화한다.
    정부 지침 넘어 기관도 움직여야

    정부 지침만으로 각 기관의 계약과 인허가, 서로 다른 근로조건에서 생기는 쟁점을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 통합 전에 정리되지 않은 쟁점은 출범 후 담당 부서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져 사업 차질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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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통합 기관 가운데 출범 후에도 직급·임금체계의 일원화가 상당 기간 과제로 남은 사례가 있다. 통폐합의 방향은 정부가 제시했다. 하나의 조직으로 맞추는 준비는 기관이 지금 시작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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