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선우용여(81)는 직접 차를 몰고 특급호텔로 아침을 먹으러 간다. 지난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밝힌 호텔 조식 이용 횟수는 일주일에 서너 번. 혼자 먹을 식재료를 이것저것 사서 남기는 대신 자신을 위한 한 끼에 돈을 쓰는 선택이다. 절약의 대명사로 통하는 배우 전원주(87)도 지난 6월 선우용여에게 호텔 뷔페를 대접하며 돈을 모으기만 했던 삶을 돌아봤다.
특급호텔의 아침 식사가 중장년층의 소비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외출을 준비하고 정성스러운 서비스를 받으며 하루의 활력을 얻는 시간으로 즐기는 것이다. 가족을 챙기느라 미뤄뒀던 자신을 위해 한 끼만큼은 대접받고 싶다는 심리도 맞닿아 있다. 롯데호텔의 조식 전용 멤버십은 가입자 절반가량이 50대 이상이다. 호텔들도 조식 회원권과 차별화한 메뉴를 앞세워 이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롯데 조식 회원권, 가입자 절반이 50대 이상
25일 롯데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한 조식 멤버십 ‘더 모닝’의 50대 이상 가입 비중은 약 50%다. 연회비는 200만원이다. 조식 뷔페 1인 식사권 40매에 애프터눈 티 2인 이용권 1매, 발레파킹 이용권 10매, 레스토랑 2인 식사 시 50% 할인권 1매 등을 제공한다. 다른 혜택을 제외하고 연회비를 조식 식사권 수로만 나누면 한 끼당 5만원인 셈이다.ADVERTISEMENT
이용처는 더그랜드롯데 서울과 롯데호텔 월드·부산·제주·울산이다. 오는 27일부터는 식사권 40매 중 10매를 더그랜드롯데 서울과 롯데호텔 월드에서도 주말·공휴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두 호텔에서 주중에만 이용할 수 있었다. 다음달 30일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입하거나 갱신하면 미화 150달러 상당의 리워즈 포인트 1만5000점도 준다.

신라는 달걀요리 차별화…조선·워커힐은 숙박 결합
서울신라호텔은 조식 메뉴 자체를 차별화해왔다. 더 파크뷰의 성인 조식 가격은 9만원이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운영하며, 남산을 바라보는 공간과 오픈 키친을 갖췄다. 같은 식당의 평일 점심은 17만8000원, 월~목요일 저녁은 19만8000원으로, 조식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호텔 뷔페를 경험하는 선택지가 된다. 다만 시간대별 메뉴 구성은 다르다.ADVERTISEMENT
달걀요리도 단순한 프라이나 오믈렛에서 벗어났다. 서울신라호텔은 지난해 8월 조식 달걀 코너를 개편하면서 제주 재래 품종인 구엄닭의 유정란을 활용한 요리와 에그 베네딕트 등을 선보였다. 햄·시금치, 연어, 아보카도 소스 등으로 조합을 달리하고 달걀 타르트와 에그 카츠도 내놨다. 그린 스무디와 사과·비트·당근으로 만든 ABC 주스 등도 함께 소개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조식을 숙박 상품과 결합한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아리아 조식을 포함한 ‘베드 앤드 브렉퍼스트’와 연박 고객을 위한 ‘스테이 앤드 세이버’ 상품을 운영한다. 식사를 별도로 예약하는 대신 객실을 고를 때부터 조식을 함께 선택하도록 한 구성이다.

식사에 차·주차 묶어…일상 속 단골 확보 나서
그랜드 조선 제주의 아리아 조식은 성인 7만원이다. 오는 11월 말까지 선보이는 ‘폴링 인 버스’ 상품에는 연박 특별 혜택으로 성인 2인 조식 1회와 추가 10% 할인 등을 담았다. 조식에 차와 식음 이용권 등을 결합해 호텔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그랜드 조선 부산 아리아의 성인 조식은 6만3000원으로, 객실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다.
워커힐은 한강 전망과 휴식을 조식에 묶었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 있는 더뷔페의 성인 조식은 8만5000원이다. 화~금요일에는 오전 7~10시, 토~월요일과 공휴일에는 오전 6시30분부터 두 차례로 나눠 운영한다. 평일 점심 17만6000원, 저녁 19만8000원과 비교하면 조식 가격은 절반 안팎이다.
ADVERTISEMENT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어반 포레스트’ 패키지는 객실과 성인 2인 더뷔페 조식, 호텔의 향을 담은 달항아리 디퓨저를 제공한다. 올해 말까지 운영하며 가격은 세금·봉사료를 포함해 38만7000원부터다. 투숙 날짜와 객실 종류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조식에 숙박과 선물을 더해 휴식 상품으로 확장한 사례다.
호텔 조식을 이용할 때는 가격만큼 입장 조건도 살펴야 한다. 서울신라호텔은 투숙객 이용이 많은 10~11월 주말·공휴일에 외부 고객의 조식 입장을 제한한다. 그랜드 조선 부산처럼 조식을 투숙객에게만 제공하는 곳도 있다. 숙박 없이 아침 식사만 즐기려면 호텔별 이용 가능 날짜와 예약 조건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