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상하이 시내에 등장한 맥도날드 광고판에는 햄버거를 들고 미소 짓는 지드래곤의 모습이 큼지막하게 담겼다. 영국 유니레버의 생활용품 브랜드 럭스는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중국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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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중국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한국 아이돌이 글로벌 기업의 광고를 통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중 관계 개선에 맞춰 중국 소비시장에서 한류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사라졌던 K팝 스타들 中 광고판에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최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에서 지드래곤을 모델로 한 광고를 선보였다. 상하이의 한 광고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10년 차 팬은 "콘서트가 열린다면 반드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전한 케이(K)팝의 인기를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게 니혼게이자이의 해석이다.한류 스타를 기용하는 기업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한국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한국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신생 화장품 브랜드 바비도 지난 3월 그룹 엑소의 세훈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한국 연예인의 중국 광고 활동이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현지 브랜드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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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의 이번 행사는 단순한 광고 모델 기용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맥도날드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전국 8000여 개 매장에서 지드래곤과 협업한 신제품 8종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
한국식 고추버터 소스와 치킨버거 등을 출시했으며 지드래곤이 설립한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협업한 한정판 상품도 선보였다. 700여개 매장은 지드래곤을 주제로 내부를 꾸몄고 16개 주요 매장에는 별도 체험 공간까지 마련했다.
"콘서트도 열리나요?" 살아난 한류
중국 현지에서도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는 최근 베이징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지드래곤의 대형 광고 앞에 멈춰 사진을 찍는 팬들의 모습을 전했다.중국 SNS 샤오훙수와 웨이보에도 광고판 인증 사진과 한정판 상품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황푸구 현지 매체는 지드래곤의 뮤직비디오 의상을 본뜬 모자와 기념 배지 등 협업 상품을 상세히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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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한·중 관계 개선 흐름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 드라마 방영과 연예인 공연 등을 제한해 왔다. 이른바 한한령이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금지 조치를 인정한 건 아니지만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 출연과 대형 공연은 장기간 제약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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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는 빠르게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 연예인을 활용한 중국 내 상업 광고가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외교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한국 연예인의 광고 복귀가 중국 소비시장에서 한류의 상업적 가치가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외식·생활용품 기업과 중국 현지 화장품 브랜드까지 한국 스타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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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홍콩 매체 HK01은 최근 지드래곤의 중국 맥도날드 광고를 보도하면서 상업 광고와 한국 문화콘텐츠의 중국 내 유통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가수들의 중국 본토 대형 콘서트와 방송 활동에 대한 제약이 해소됐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논리다.
베이징 문화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변화가 광고에 머무르지 않고 공연과 방송, 문화콘텐츠 유통으로 이어질지에 앞으로 한중 문화 교류 향방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