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2일 오후 5시31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HD현대가 미국 대형 종합 시공업체 키윗과 손잡고 현지에 선박용 블록·모듈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기존 조선소를 사들이는 대신 백지상태의 부지를 매입해 제조 인프라를 새로 올리는 ‘그린필드’ 투자다. 1500억달러 규모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첫 투자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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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HD현대는 키윗과 현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다. 독(선박을 바다에 띄우는 시설)이 없는 부지를 매입해 선박용 블록과 대형 철골 구조물 제작 야드를 구축하는 게 1단계다. 생산된 블록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소인 헌팅턴잉걸스(HII) 등에 납품돼 군함 건조 등에 우선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2단계로는 유상증자를 거쳐 배를 짓는 조선소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 EPC 업체 키윗과 합작…빈땅에 블록·모듈생산 거점 건설
헌팅턴 등 현지 방산 조선소 납품…美정부 방산물자 조달 기준 충족
헌팅턴 등 현지 방산 조선소 납품…美정부 방산물자 조달 기준 충족

HD현대가 미국 현지 파트너와 합작해 조선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내 항구를 연결하는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존스법을 우회하면서 한·미 관세 협상의 상징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선소 직접 건설 ‘승부수’
2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미국 대형 종합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인 키윗과 현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과 달리 현지 부지를 매입한 뒤 선박용 블록과 대형 철골 구조물 제작 설비를 새로 건립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종합 EPC 기업인 키윗은 HD현대와 함께 JV를 설립할 지분 투자 및 현지 시공 파트너다. 양사는 지난 7월 조선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업 구체화를 논의했다. 키윗은 발전소, 해양플랜트, 석유화학 시설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전문으로 하는 북미 최대 종합 EPC 기업 중 하나다. 선박 건조 경험은 없지만 대형 철골 구조물 제작과 모듈 생산, 대규모 용접 인프라 및 현장 시공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가 ‘백지 상태’에서 현지 공장을 짓는 데 최적화된 파트너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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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합작 공장에서 생산하는 핵심 블록은 미국 최대 방위산업 기업인 헌팅턴 잉걸스(HII) 등에 공급해 현지 군함 건조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건조 규정(존스법)과 방산 물자 조달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기술과 설계는 한국이 제공하고 현지에서 직접 블록을 제작해 납품하는 우회 공급망 전략”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군함 발주와 유지·보수·정비(MRO) 물량 배정의 전제 조건으로 한국 기업에 현지 건조 및 생산 인프라 투자를 강하게 압박하는 데 발맞춰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설비 구축 단계를 거친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프로젝트 투자 규모를 최대 조 단위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미국에 조선소를 건조하는 프로젝트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마스가 1호 되나
업계에서는 이번 JV 설립이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민간 주도 마스가 금융의 ‘1호 프로젝트’로 낙점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체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 가운데 조선업에 배정된 1500억달러 규모의 마스가는 미국 행정부가 주도권을 쥔 여타 전략투자(2000억달러)와 달리 한국 기업이 먼저 유망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투자를 제안할 수 있는 구조로 합의됐다.정부 재정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간 금융회사와 정책금융의 대출·보증, 민간 투자펀드를 통해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다. HD현대는 미국계 사모펀드(PEF) 서버러스캐피털, 산업은행과 손잡고 50억달러 규모 투자펀드 조성을 추진했다.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이 11조원 규모 양국 조선·방산 확장 투자를 추진 중인 가운데 HD현대가 현지 신규 제작 거점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마스가 1호 타이틀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검증하기 위해 양국 민관이 참여하는 ‘한·미 조선협력협의체’와 실무 지원을 위한 ‘조선협력센터’가 구축돼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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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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