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힐머트 주한미군 제8군 사령관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군사적 위협에도 병력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북 억제의 주된 책임을 맡기고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대만해협 유사시 미8군이 투입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지프 힐버트 미8군 사령관은 2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이 한반도 내 위협에만 "근시안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한국에 주둔한다는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보는 것 역시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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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버트 사령관은 미8군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방위 공약을 이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이것이 작전 수행 지역을 한반도로 한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명령이 내려지면 한반도 밖으로도 병력을 파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8군이 "국가 지휘 당국이 필요로 하는 곳에 배치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글로벌 군대'의 일부"라며 "육군이 부여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훈련되고 준비된 부대라면 필요한 어떤 위협에도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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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군과 함께 주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매일 실시하면서도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다른 군사적 상황에 대응할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사령부를 둔 미8군은 주한미군의 지상군을 지휘하는 부대다. 그동안 주한미군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는 역할을 중심으로 운용돼 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역내 다른 분쟁에도 주한미군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지난 1월 발표된 미국의 국방전략(NDS)에도 이러한 방향이 담겼다. NDS는 한국이 미국의 제한적인 지원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억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일본과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도련선에 강력한 거부형 방어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방어 책임을 한국에 더 많이 넘기는 대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데 군사력을 유연하게 운용하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힐버트 사령관의 이번 발언도 대만해협 등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작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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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한국이 역내 분쟁에서 미군의 병참 지원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한국 담당 석좌인 라미 김은 한미동맹이 미국의 일방적인 한국 방어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자국 방위에 더 큰 책임을 지는 동시에 역내 비상사태에서는 미군에 병참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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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석좌는 분쟁이 장기화하면 한국의 방위산업 생산 기반이 미국의 무기 재고를 보충하고 미군의 지속적인 군사작전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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