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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들이 사랑하는 깊은 내공의 화상 중식당, 압구정 ‘가담’[안병익의 식신원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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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들이 사랑하는 깊은 내공의 화상 중식당, 압구정 ‘가담’[안병익의 식신원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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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담의 고추탕수육.

    한국에서 중국집만큼 친숙한 외식 공간도 드물다. 짜장면과 짬뽕은 이견이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음식이고, 동네마다 중국음식점 하나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맛있는 중국집’을 찾는다. 실제로 익숙한 음식일수록 맛의 차이를 알아보기 쉽고, 그만큼 제대로 된 한 그릇을 향한 기대도 크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중국집 사이에서 오랜 세월 단골들의 발길을 붙잡아 온 노포들은 손님들의 기대를 차곡차곡 충족시키며 살아남았다. 이번 주는 단골들이 재방문을 거듭하는 저력이 있는 중식당 압구정의 ‘가담’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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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 서울 강남은 소비문화와 유행의 중심지로 한창 이름을 높이던 시절이었다. 압구정 일대에는 백화점과 패션 매장이 들어섰고, 새로운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 가운데에서 문을 연 가담은 현대아파트를 비롯한 압구정 토박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배우 이민정을 비롯해 성시경, 최자 등 미식가로 소문난 연예인들이 이곳의 단골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99.2
    ㎡(30여 평) 아담한 실내는 늘 손님들로 붐비는데, 평일 점심이면 인근 직장인들로, 주말이면 단골인 주민들의 방문이 이어진다.

    이 집은 셰프를 비롯해 모든 직원들이 화교인 화상 중식당으로, 종로와 롯데호텔에서 수십 년간 중식 외길을 걸은 셰프의 요리가 바탕이 됐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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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가 그렇기 때문인지 이 집은 요리부터 서비스까지 아주 정갈하고 고급스럽다. ‘찐맛집’들이 으레 그러하듯 손님들의 연령대도 높은 편.

    ‘기역(ㄱ)’ 자로 꺾인 홀에 테이블이 다소 복닥복닥하게 붙어 있어 쾌적한 맛은 떨어지지만 아늑하고 정겨운 동네 중식당의 느낌이라 격식 없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테이블웨어는 동네 중국집이라기보다 호텔 중식당에 가깝고, 훌륭한 요리의 맛까지 더해지니 왜 그렇게 단골들이 이 집을 사랑하는 것인지 이해가 간다.


    마치 책과 같은 두툼한 메뉴판을 받들면 설렘이 앞선다. 메뉴들은 냉채, 해산물 요리, 육류, 야채, 두부, 수프, 모둠 요리와 식사류로 크게 구분되는데 전체 가짓수가 92가지나 된다.

    많은 메뉴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있는 것은 유산슬 위에 게살 수프를 올려 먹는 ‘게살해물요리’다. 게살수프와 죽의 중간쯤 되는 찰진 질감. 해물 특유의 비린 향 없이 포근하면서도 감칠맛이 상당하다. 게살의 은은한 단맛과 양념의 감칠맛, 채 썰어 볶은 채소들의 조합이 꽤나 좋아서 한 입 맛보는 순간 백주를 주문하게 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고추기름을 게살 위에 한 바퀴 둘러 먹으면 더욱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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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끈한 게살로 첫 장을 열었다면 다음은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든 시그니처인 ‘고추탕수육’을 맛보면 된다. 바삭하게 튀긴 고기 위에 누룽지와 대파, 홍고추, 청고추가 올라가 색부터 예쁘다. 처음 이 집의 고추탕수육을 봤을 땐 딱딱한 스타일의 튀김일까봐 걱정했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주 부드럽게 씹힌다.

    단골들은 메뉴에 없는 ‘고기튀김’에 반주를 곁들이는 손님들도 많다. 튀김옷의 두께와 고기의 탄력이 훌륭해 소스 없이 고기튀김만 맛봐도 좋을 듯하다. 어쨌거나 고추탕수육을 다시 논하자면, 이 요리의 핵심은 누룽지에 있다고 본다. 부드러운 고기튀김과 바삭한 누룽지가 함께 씹히면서 고소한 맛과 재미있는 식감을 더한다. 새콤달콤한 양념 맛과 고추의 알싸함이 느껴지는 소스가 느끼한 맛을 잡아주어 다양한 맛과 식감을 한 접시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요리다. 소스가 부어져 나오는데도 튀김을 완벽하게 튀겨내 바삭함이 꽤나 오래 유지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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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를 먹고 나면 배가 불러 짬뽕과 짜장 등의 면 종류는 하나만 주문하고는 하는데, 그러면 요즘 말로 ‘알잘딱깔쎈(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작은 두 그릇으로 나누어준다. 식사 중간중간 짜사이를 포함한 반찬들도 채우는 등 신경을 쓴다. 이렇게 모든 테이블마다 손님을 향한 정중한 환대가 더해지니 손님들의 평가가 좋을 수밖에 없다. 짬뽕과 짜장의 맛은 달지 않으면서 클래식하고 담백한 편. 식사 마무리로 더할 나위 없다.

    안병익 식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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