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기에서도 전용 84㎡ 전셋값이 1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입주 물량 감소로 내년까지 전·월세난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산층 거주 지역 상승폭 높아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23년 5월 이후 지난달까지 40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8월 6억3663만원으로 2022년 1월의 종전 최고치(6억3424만원)를 넘어선 데 이어 9월에는 6억4100만원까지 올랐다. 중위 전셋값도 지난달 5억6500만원으로, 종전 최고치인 2022년 2월의 5억6000만원을 4년7개월 만에 경신했다.
ADVERTISEMENT
전셋값 상승세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25개 자치구 중 평균 전셋값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곳은 없다. 13곳은 2021~2022년 기록한 전고점을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해 서민·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북구의 평균 전셋값은 작년 9월 4억6441만원에서 올해 9월 5억3994만원으로 16.3%(7553만원) 올라 상승률 1위에 올랐다. 강북구(13.7%)와 노원구(13.6%)도 상승폭이 컸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2029가구) 전용 84㎡는 올해 8월 보증금 11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2월 처음 10억원대 계약이 체결된 이후 불과 6개월 만이다.
ADVERTISEMENT
서울과 인접한 경기 전셋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광명시 철산동의 ‘철산자이더헤리티지’(3804가구) 전용 84㎡는 8월부터 보증금 10억원에 잇따라 계약됐다. 하남 망월동 ‘미사역호반써밋’ 전용 99㎡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1억원에 전세가 계약됐다.
◇“전·월세 단기간 늘리기 어려워”
전세뿐만 아니라 월세도 급등세다. 올해 9월 서울 아파트 월세는 준월세와 준전세를 포함한 ‘월세통합가격’ 기준 전년 동월 대비 7.68% 올랐다.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5년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임대차 시장이 불안한 주요 원인으로는 2022~2023년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주택 착공이 급감한 점이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은 2021년 20만3000가구에서 2022년 13만6000가구, 2023년 10만8000가구로 줄었다. 당시 착공 감소가 최근 입주 물량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전·월세 매물도 감소했다.
정부는 주택 인허가 절차를 통합하고 서울 인접 지역에 공공택지를 지정해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파트는 착공부터 준공까지 2~3년이 걸려 공급 절차를 간소화하더라도 내년까지 주택 부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3만7103가구에서 올해 2만5452가구로 31.4% 감소한 데 이어 내년에는 2만3444가구로 8% 더 줄어든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임대료의 가파른 상승세가 매매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임근호 기자 justjin@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