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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을 추진한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일(현지시간) “주주 요청에 따라 두 회사 이사회에 합병을 검토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각각 구성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우리가 거의 슈퍼지능(SI) 특이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두 회사를 합치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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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준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2조100억달러, 테슬라는 1조4800억달러다. 기업가치를 단순 합산하면 3조4900억달러(약 4622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 기업 합병이다.
거래 구조와 주식 교환 비율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하는 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테슬라 주주의 반대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 전체 발행주식의 50%에 해당하는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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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인공지능(AI) 사업부문의 3분기 매출은 7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아홉 배 넘게 증가했다.
사이버트럭에 스타링크 연결되나…궤도 오르는 '머스크 유니버스'
19%뿐인 머스크 테슬라 의결권, 양사 합치면 60% 가까이 늘어나
지난 15일 테슬라의 자동차가 스페이스X 로켓을 달고 하늘을 날았다. 차세대 전기 슈퍼카인 로드스터 공개 행사였다. 5일 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두 기업의 합병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이 장면은 시너지를 보여주는 예고편이 됐다. 합병이 성사된다면 당장 머스크는 전기차, 로봇, 우주발사체, 인공지능(AI) 모델 등 각종 첨단 기술을 한 회사에서 컨트롤하며 무한한 공학적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다. 스위스 투자사 다이얼렉틱그룹이 두 회사 합병에 대해 “수십 가지의 공학적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평가한 배경이다.19%뿐인 머스크 테슬라 의결권, 양사 합치면 60% 가까이 늘어나
◇ ‘화성 개척’ 공학 기술 총집결
두 회사가 합병하면 테슬라 전기차·로봇용 AI 모델이 스페이스X의 콜로서스 데이터센터를 통해 학습하고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스페이스X의 통신위성 스타링크로 연결될 수 있다. 여기에 테슬라 공장 자동화 기술로 스페이스X가 우주발사체 스타십을 대량 생산하는 등 무형의 노하우 전수 등도 기대된다.성격이 비슷한 사업을 통합하고 자원을 공동 관리할 수도 있다. 반도체 프로젝트 ‘테라팹’이 대표적이다. 전기차·로봇용 AI 칩과 데이터센터용 칩을 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2028년 3~4분기 테라팹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당히 촉박한 일정이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장비 인도 시기를 앞당겨준 ASML과 모든 협력 업체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일부 분야에선 이미 협력 중이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스페이스X에 4억500만달러어치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판매했다. 테슬라 차량에는 스페이스X 그록 봇이 들어가 내비게이션 안내와 간단한 업무 등을 처리한다.
◇ 주주 반대·정부 규제 변수
일각에선 “합병의 진짜 의도는 머스크의 지배력 강화에 있다”고 분석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머스크는 2024년 “테슬라 의결권이 25%가 안 되는 상황에서 회사를 AI·로봇 분야 선두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회사를 로보틱스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전기차 회사 테슬라에 투자한 주주들의 반대가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다. 현재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의결권은 19.8%다.ADVERTISEMENT
이를 교훈 삼아 머스크는 지난 6월 스페이스X를 상장하며 차등의결권을 도입했다. 6월 기준 스페이스X 지분율은 48.4%인데 의결권 기준으론 82.4%에 달한다. 바클레이스는 두 회사 합병 시 머스크의 의결권이 56%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xAI가 X(옛 트위터)를, 올해 2월 스페이스X가 xAI를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그러나 비상장사 간 거래와 두 회사의 발행 주식이 170억 주가 넘는 초대형 상장사 간 합병은 차원이 다르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1조4800억달러로 스페이스X(2조100억달러)보다 작지만 전기차 사업에서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스페이스X는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천문학적인 설비투자를 하고, ‘화성 개척’이라는 먼 미래까지 그리고 있다. 기존 테슬라 주주의 반대가 합병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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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문제도 만만치 않다. 스페이스X는 미 전쟁부(국방부)에 군사용 위성을 제공하는 핵심 안보 사업자다. 테슬라는 중국에 공장을 두고 현지에서 차량을 팔고 있다. 두 기업이 합병하면 미국의 군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가는 심각한 국가 안보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머스크가 테슬라 미국·중국 법인을 분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지만, 머스크는 이를 부인했다. 머스크가 이날 “지뢰밭에서 탭댄스를 추는 것 같다”고 말한 것도 합병 관련 법적·재무적 리스크가 극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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