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6억4000만원을 웃돌며 4년여 만에 전고점을 넘어섰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3곳의 평균 전셋값이 문재인 정부 시절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임대료 상승으로 2030세대의 전세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역대 최대로 늘어 서민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6억3424만원)를 지난 8월(6억3663만원) 넘어선 데 이어 9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5억7926만원)과 비교해 1년 새 10.7%(6174만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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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개 자치구 중 13곳의 평균 전셋값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성동구는 7월 처음으로 8억원대에 진입했다. 강동구는 8월 6억원을 넘어 지난달 6억1006만원까지 올랐다. 최근 1년간 상승률은 성북구가 16.3%로 가장 높았다.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9월 4억6441만원에서 지난달 5억3994만원으로 16.3% 뛰었다.
전셋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실거주 요건 강화와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임대 매물 부족이 꼽힌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월세 매물은 지난해 10월 1일 4만4190건에서 이달 1일 3만7443건으로 15.3% 줄었다.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공급이 감소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7월 127.5를 기록했다. 2021년 1월(131.2)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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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은 청년층에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0세대의 은행권 전·월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59조6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74조7000억원으로 25.3% 늘어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신 의원은 “임대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청년층이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도 전에 빚 부담에 짓눌려 근로 의욕이 떨어지고 자산 형성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명·하남 '국평' 전세도 10억…"입주가뭄 덮치는 내년이 더 문제"
이재명 정부 속도전 예고에도…내년 서울 입주물량 8% 줄어
서울 성북구에 사는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2년간 전세로 살던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비워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새 집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고 해서다. 보증금으로는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워 경기도까지 알아보고 있다. 그는 “전셋값이 1억원가량 오른 상황에서 2년 만에 그만한 돈을 더 모을 여력이 없다”며 막막해했다.이재명 정부 속도전 예고에도…내년 서울 입주물량 8% 줄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기에서도 전용 84㎡ 전셋값이 1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입주 물량 감소로 내년까지 전·월세난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산층 거주 지역 상승폭 높아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23년 5월 이후 지난달까지 40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8월 6억3663만원으로 2022년 1월의 종전 최고치(6억3424만원)를 넘어선 데 이어 9월에는 6억4100만원까지 올랐다. 중위 전셋값도 지난달 5억6500만원으로, 종전 최고치인 2022년 2월의 5억6000만원을 4년7개월 만에 경신했다.
전셋값 상승세는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25개 자치구 중 평균 전셋값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곳은 없다. 13곳은 2021~2022년 기록한 전고점을 넘어섰다.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해 서민·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성북구의 평균 전셋값은 작년 9월 4억6441만원에서 올해 9월 5억3994만원으로 16.3%(7553만원) 올라 상승률 1위에 올랐다. 강북구(13.7%)와 노원구(13.6%)도 상승폭이 컸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2029가구) 전용 84㎡는 올해 8월 보증금 11억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2월 처음 10억원대 계약이 체결된 이후 불과 6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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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인접한 경기 전셋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광명시 철산동의 ‘철산자이더헤리티지’(3804가구) 전용 84㎡는 8월부터 보증금 10억원에 잇따라 계약됐다. 하남 망월동 ‘미사역호반써밋’ 전용 99㎡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1억원에 전세가 계약됐다.
◇“전·월세 단기간 늘리기 어려워”
전세뿐만 아니라 월세도 급등세다. 올해 9월 서울 아파트 월세는 준월세와 준전세를 포함한 ‘월세통합가격’ 기준 전년 동월 대비 7.68% 올랐다.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5년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임대차 시장이 불안한 주요 원인으로는 2022~2023년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주택 착공이 급감한 점이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착공 물량은 2021년 20만3000가구에서 2022년 13만6000가구, 2023년 10만8000가구로 줄었다. 당시 착공 감소가 최근 입주 물량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전·월세 매물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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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주택 인허가 절차를 통합하고 서울 인접 지역에 공공택지를 지정해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파트는 착공부터 준공까지 2~3년이 걸려 공급 절차를 간소화하더라도 내년까지 주택 부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3만7103가구에서 올해 2만5452가구로 31.4% 감소한 데 이어 내년에는 2만3444가구로 8% 더 줄어든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임대료의 가파른 상승세가 매매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김수현/임근호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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