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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EMP 공격에 美 전력망 붕괴?…과학적 근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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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EMP 공격에 美 전력망 붕괴?…과학적 근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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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이 이란의 핵무기를 이용한 전자기펄스(EMP) 공격 위험을 오랫동안 강조해왔지만 정작 이란과의 전쟁에서는 이를 공개적인 공격 명분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14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JD 밴스 부통령,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은 과거 이란의 EMP 공격이 미국 사회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8개월간 이어진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 정부는 여러 공격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EMP 위협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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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MP는 핵무기를 지상 수십~수백㎞ 상공에서 폭발시킬 때 발생할 수 있는 강력한 전자기파를 뜻한다. 핵폭발 자체가 지상의 사람을 직접 살상하지 않더라도 전자기파가 전력망과 통신장비,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부 오마하 상공 약 400㎞에서 적절한 조건으로 핵폭발이 발생하면 자동차와 항공기, 금융시스템, 통신망, 식량 공급망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돼왔다.

    과학자들은 핵폭발에서 방출된 감마선이 지구 상층 대기의 분자와 충돌하면서 전자를 방출하고, 이 전자들이 지구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강력한 전자기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철도와 송전선, 배관, 항공기 동체 등 금속 구조물이 안테나처럼 전자기파를 받아 전류를 발생시키면 전자회로가 손상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교통과 금융, 통신, 수도, 냉장시설 등 현대 사회의 기반시설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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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보수 진영에서 이러한 위협론이 본격적으로 확산한 계기는 이란의 핵 개발 문제였다. 2008년 이란이 핵폭탄 제조에 충분한 양의 농축우라늄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EMP 공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뉴욕주의 유제품 사업가 헨리 슈워츠는 친이스라엘 정치 성향을 바탕으로 2009년 'EMP액트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수백만달러를 투입해 관련 위험을 알리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단체는 이란이나 테러단체가 만든 초보적인 핵폭탄만으로도 미국에 치명적인 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망과 공급망이 무너지면 폭동과 전염병, 기근, 자경단의 폭력 등이 확산해 미국 인구의 최대 90%, 3억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전체 사망자 추정치의 약 4배에 해당하는 규모지만, 주요 과학자들은 이 단체가 제시한 두 가지 주장 모두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2009년 EMP액트의 첫 대규모 행사에서 전직 국방부 관리인 프랭크 개프니는 "미국인 10명 중 9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행사에는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허커비 현 주이스라엘 대사도 참석했다. EMP 위협을 오랫동안 강조해온 깅리치 전 의장은 NYT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공포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실주의자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이해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 국방장관인 헤그세스도 EMP 위협을 적극적으로 알린 인물이다. 2014년 슈워츠가 EMP액트 운영을 맡긴 이라크전 참전용사 데이비드 벨라비아는 같은 참전용사 출신인 헤그세스와 함께 '미국의 안보와 이란 핵폭탄'이라는 행사를 홍보했다. 당시 내셔널리뷰 기고자였던 헤그세스는 이미 이란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었다. 그는 초보적인 이란의 EMP 무기만으로도 미국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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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MP 위협을 둘러싼 논쟁은 핵무기가 현대 전력망과 통신망에 미칠 수 있는 피해를 어디까지 현실적인 안보 위험으로 평가해야 하는지에 집중되고 있다. NYT는 "미국의 핵심 정책 결정자들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위협과 과학자들이 평가하는 실제 공격 가능성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관련 안보 정책의 기술적 근거와 군사적 실효성이 계속 쟁점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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