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갈수록 고도화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국이 구축하고 있는 3축 체계가 효과적인 방어가 될까. 미사일이라는 창과 이를 막으려는 방패의 싸움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유럽, 중동 등 주요 안보 위험지역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사일을 막을 완벽한 방패는 없다는 게 실증되고 있다.
ADVERTISEMENT
수년 전부터 전개돼 온 이스라엘과 이란 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보면 그렇다. 이스라엘의 다층적 방어망은 ‘신의 방패’로 불릴 정도로 위용을 보여 왔다. 단거리, 최하층 방어방은 ‘아이언 돔(Iron Dome)’이다. 요격 사거리는 70km 이내다. 단거리 로켓포와 미사일, 박격포탄, 드론 등이 요격 대상이다. 레이더로 적 미사일, 로켓을 추적해 주요 시설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표적을 골라 요격해 요격탄 소모를 줄인다. 동원되는 요격 미사일은 ‘타미르’다. 표적에 접근해 탄두를 폭발시켜 막아낸다.
중·단거리 방어 수단으로는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가 있다.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대형 로켓을 막는 시스템이다. 노후화된 패트리어트 체계를 대체하며 요격 수단 미사일은 ‘스터너(Stunner)’다. 장거리 및 대기권 내 고고도 방어망은 ‘애로2 ’가 있다. 요격 사거리는 100km 이상이며, 요격 고도는 약 50km 내외에서 종말 단계의 중거리 미사일들을 막는 역할을 한다.
철벽 이스라엘 방공망, 드론 등장으로 한계
ADVERTISEMENT
대기권 외 최상층 방어망인 ‘애로3’는 사거리 최대 2400km, 요격 고도는 100km 이상이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상층부에서 요격한다. 대기권 밖 우주 공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직접 부딪혀 파괴하는 ‘히트 투 킬(hit-to-kill)’ 방식을 채택했다.
철벽을 자랑하던 이스라엘 방공망은 최근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 주요 공격 수단으로 드론이 등장하면서 비용 비대칭성을 꼽을 수 있다. 드론 또는 로켓은 대당 수백만원~수천만원인데, 요격 미사일은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에 달한다. 군집 드론, 극초음속 미사일, 다탄두 미사일 등 공격 땐 방어망 포화로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한다.
지난 3월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두 발을 요격하지 못했는데 뒷말이 많았다. 고가의 장거리 요격 미사일 ‘애로3’를 아껴 두기 위해 '다윗의 돌팔매'를 운용했다가 격추에 실패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애로3’ 1발은 약 250만달러(약 34억원)이며, ‘다윗의 돌팔매’는 100만달러(약 14억원) 수준이다.
이스라엘 방어망은 주변 무장 단체들의 로켓과 미사일,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미사일 1발로 막아낼 확률은 60~80%대다. 2발로 성공할 확률은 90%대. 기만체, 다탄두, 전파 방해, 레이저 사각 등 변수가 많아 이 확률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미사일·드론·로켓·포 등 섞어 쏘기와 벌떼공격, 극초음속 및 변칙 기동 미사일을 동원하면 요격하기 매우 어렵다. 이스라엘 발표에 따르면 이란과의 미사일 공방전 때 90%가량 요격했다. 이란은 당시 400여 발의 미사일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는데 40발가량을 놓쳤다. 이 중 1발이라도 핵 미사일이었다면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미사일 한 방으로 요격 성공률 60~80%
ADVERTISEMENT
최강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도 완벽한 방어망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본토 방어의 경우 적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나 우주 공간(외기권)을 비행할 때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등에 배치돼 있는 지상기반 중간단계 방어망(GMD)이 가동된다. 다단 고체연료 부스터와 우주에서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외기권 요격체(EKV)의 결합체로 구성돼 있다. EKV는 폭발물 없이 직접 충돌하는 ‘히트투킬’ 방식을 사용한다. 해상에선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M-3 미사일이 요격에 나선다. SM-3의 사거리는 블록Ⅰ이 900km, 블록Ⅱ가 2500km에 달한다.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저궤도 인공위성 요격도 가능하다.
대기권에서 재진입하는 종말 단계에선 고고도는 사드(THAAD), 저고도에선 패트리어트(PAC-3)와 SM-6 미사일이 동원된다. 탐지 자산으로는 지상의 초대형 조기경보 레이더, 우주에선 적의 미사일 발사 섬광과 궤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적외선 탐지 위성 체계(SBIRS) 등이 있다. 통합 지휘통제 네크워크(C2BMC)가 요격 체계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융합, 분석해 최적의 요격 명령을 내린다.
ADVERTISEMENT
그러나 미국의 이런 다층적 복합 요격 시스템도 이번 이란전에서 속속 뚫렸다. 카타르·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요르단 미 공군기지, 바레인 미 해군 5함대 본부 등으로 날아온 이란 미사일을 막아내지 못했고, 사망자들이 나왔다. 미국 대사관도 무인기 공격에 노출됐다.
갈수록 진화하는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것이 ‘골든 돔(Golden Dome)’ 구상이다. 기존 지상·해상 기반의 방어 방식을 벗어나 우주 공간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고기동 순항미사일 등을 막아내겠다는 것이다. 저궤도(LEO) 위성 등을 활용한 우주 기반의 고성능 적외선·레이더 센서망과 요격 체계를 연동해 발사 초기부터 비행 전 과정을 감시하고 요격에 나선다.
ADVERTISEMENT
우주·지상 기반 요격 수단과 종말 단계의 방어망을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요격 명령을 내릴 수 있게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양자컴퓨팅 기술이 동원되는 첨단 지휘통제(C2) 시스템을 가동한다. 차세대 요격 미사일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다만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고 막대한 예산도 걸림돌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발과 이로 인한 군비 경쟁 심화도 예상된다. 이스라엘도 기존 미사일 방어망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출력 레이저를 활용한 요격 시스템인 ‘아이언빔(Iron Beam)’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회에 계속)
홍영식 한국핵안보전략포럼 운영위원(전 한국경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