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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돈 줘도 안 돌아가요"…역대급 '탈한국' 무슨 일이 [K갈라파고스: 족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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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돈 줘도 안 돌아가요"…역대급 '탈한국' 무슨 일이 [K갈라파고스: 족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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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은 줄어드는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는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해외 신규법인 수가 최근 10년 중 최대치에 달했다. 정부가 국내복귀 지원 예산을 크게 늘렸지만 기업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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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와 투자 유치 경쟁에 국내 규제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업의 국내 투자를 이끌 정책 유인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 유턴기업 20곳→14곳…투자·고용계획도 뒷걸음질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복귀기업으로 선정돼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2018년 5곳에서 2021년 18곳으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21곳을 기록했고,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20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4곳으로 30% 감소했고 올해 9월까지는 8곳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 분야의 위축이 뚜렷했다. 자동차 분야 국내복귀기업은 2024년 9곳에서 지난해 3곳으로 줄었고 올해는 9월까지 1곳에 그쳤다.

    국내복귀기업 전체의 투자·고용계획도 규모가 작아졌다. 전체 국내복귀기업의 투자계획액은 2024년 1조5344억원에서 지난해 1조1400억원으로 2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용계획 인원도 945명에서 700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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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복귀기업으로 선정된 뒤 실제 투자가 지연되거나 철회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17년 이후 선정돼 자격을 유지하는 기업 133곳 가운데 투자를 완료하고 조업 중인 기업은 58곳이었다. 선정 후 3년이 지나도록 투자를 완료하지 못한 기업은 31곳이었고, 35곳은 투자계획 철회나 폐업 등으로 선정이 취소됐다.
    ◇ 해외 신규법인 4457개 '최다'…물류·건설업도 급증
    반면 해외직접투자 신규법인 수는 2022년 2614개에서 2024년 3059개로 완만하게 증가하다 지난해 4457개로 45.7% 불어났다. 해외투자액도 2024년 662억달러(약 8조7532억원)에서 지난해 737억달러(약 9조7449억원)로 늘었다.





    업종별로는 도매·소매업의 해외투자 신규법인이 2024년 701개에서 지난해 937개로 236개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도 2021년 587개까지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1003개로 회복했다. 2019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운수·창고업은 2022~2024년 연간 100개 안팎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242개로 전년의 두 배를 넘어섰다. 건설업(139.3%)과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101.5%)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신규법인이 2022~2024년 연간 700개 안팎에서 지난해 920개로 32.4% 증가해 2017년 이후 가장 많았다. 베트남도 2024년 332개에서 지난해 545개로 64.2% 늘었고, 중국은 2022년 188개에서 지난해 435개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2024년 신규법인이 20개 이상인 국가 중 아랍에미리트(UAE·192.3%), 우즈베키스탄(103.6%), 독일(94.7%)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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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투자금액 역시 상반기에만 191억달러(약 2조5255억원)로 지난해 258억달러(약 3조4114억원)의 74.0% 수준이었으며, 일본도 27억달러(약 3570억원)로 지난해 연간 18억달러(약 2380억원)를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정보통신업 해외 신규법인은 226개로, 지난해(402개)의 56.2%를 채웠다. 투자금액도 39억달러(약 5157억원)로 지난해 연간 24억달러(약 3173억원)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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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직접투자에 나선 기업은 2019년 2189곳에서 2022년 1678곳으로 감소한 뒤 2023년 1750곳, 2024년 1913곳으로 회복세를 보이다 지난해 2562곳으로 급증했다. 전년보다 649곳(33.9%) 늘어난 것으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이자 가장 큰 연간 증가 폭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2220곳이 해외투자에 나서 전년 동기(2140곳)보다 3.7% 증가하면서 연간 최다 기록을 다시 경신할지 주목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기업이 2024년 787곳에서 지난해 1013곳으로 226곳 늘어 전체 증가 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851곳이 해외투자에 나서 연간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웃돌 여지가 있다. 지난해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13곳), 도매·소매업(+111곳),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95곳), 금융·보험업(+46곳)도 증가세를 보였다. 증가율로는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00.9%), 건설업(78.3%),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7.2%) 등이 두드러졌다.
    ◇ 밖에선 투자 유치 경쟁, 안에선 규제 부담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에는 현지시장 진출 필요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현지시장 진출 목적의 해외직접투자액은 468억달러(약 6조1881억원)로 전년 395억달러(약 5조2228억원)보다 18.5% 증가했다. 전체 해외투자액의 63.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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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미국 판매 차량의 80% 이상을 2030년까지 현지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목표 시점을 2029년으로 앞당겼다.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도 검토 중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8월 CNBC 인터뷰에서 "관세가 현지화 계획에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58억달러(약 7669억원) 규모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을 열었다. 미국의 철강 관세가 50%에 달하면서 현지 완성차 공장에 공급할 강판을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각국이 공급망 강화와 생산기지 확보를 위해 자국 유치 인센티브를 크게 강화했다"며 "대미 투자 이슈가 커지면서 국내에 있던 수출기업들이 미국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 여건과 관련해서는 노란봉투법 등 기업 규제 부담이 거론된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767곳을 조사한 결과 노란봉투법 통과 시 '국내 사업 축소·철수까지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40.6%였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이유는 인건비와 규제, 판매시장"이라며 "국내로 돌아오려면 이런 부분이 해소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해외 진출은 새로운 시장 개척과 경쟁력 강화라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해외투자가 급증하는 동안 국내 투자 환경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하면 국내 투자와 청년 고용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해외투자 신규법인이 크게 늘어난 도소매업과 제조업, 운수·창고업, 건설업은 국내 고용 규모가 큰 주요 업종이다. 해외투자 중 국내에서 추진할 수 있었던 사업이 실제 국내 투자로 이어졌다면 청년층의 취업 기회 확대에도 도움이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보조금 6배 늘렸지만…지방 중심 지원에 한계
    정부의 국내복귀투자보조금 예산은 2020년 200억원에서 지난해 1245억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집행된 보조금도 4899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해외 사업장 정리와 국내 이전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감안하면 기업의 복귀 결정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경제계 관계자는 "해외 생산기지를 정리하고 들어오는 데 막대한 이전 비용이 드는데, 이를 상계할 만큼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는 특혜를 준다 해도 협력사가 몰려 있는 클러스터나 수요층이 모인 지역이 아니면 굳이 옮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지방투자 유도에 무게를 둔 지원정책도 한계로 지목된다. 산업부가 올해 5월 발표한 유턴 촉진 방안은 비수도권 투자 확대를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지만 전문인력과 협력업체 등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방 중심의 지원체계가 기업의 입지 선택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국내복귀 인정범위 확대와 보조금 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새 지원사업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 원인 분석 체계도 미흡…"파격 인센티브 제공해야"
    기업들이 왜 해외투자를 늘리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원인 분석 부재도 정책의 빈틈으로 꼽힌다.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국가별·업종별 동향을 파악하고 있지만, 통상이나 경제 현안과 연계해 기업의 해외 투자 증감 원인을 지속적으로 심층 분석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도 "해외 진출이 증가하는 원인을 별도로 분석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최수진 의원은 "밖에서는 관세 등이 현지 생산을 압박하고, 국내에서는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각종 규제가 하나씩 더해지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국내로 돌아올 이유가 크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지원금을 얹어주는 식의 탁상행정이 아니라 현장에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들어야 한다"며 "불합리한 기업 규제를 걷어내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내에서 기업 활동을 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선/이정우/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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