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는 더 이상 일본을 단순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장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일본 기업의 행동과 경제 구조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일본 최대 금융그룹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의 가미오카 도모유키 글로벌마켓사업그룹장(사진)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일본증권거래소(JPX)에 따르면 올해 1~9월 외국인의 일본 현물주식 순매수액은 10조7000억엔(약 9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ADVERTISEMENT
가미오카 그룹장은 일본 증시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거래소가 주도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임금·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 정상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엔화 약세와 저평가 매력을 넘어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이 글로벌 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는 가운데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비핵심 사업 매각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 주식이 주요 선진국 대비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 개선에 따른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봤다.
ADVERTISEMENT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AI·반도체·방위·우주산업 지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재정 투입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려면 인허가 절차 단축과 연구개발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는 공공지출 확대 자체보다 일본이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로 진입할 수 있는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를 이끌 산업으로는 반도체 소재, 공장 자동화, 방위·우주, 금융, 헬스케어를 꼽았다. 정책 지원과 기술 혁신, 인구 구조 변화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분야다.
장기 투자처로는 사모펀드와 사모대출을 꼽았다. 기업의 비핵심 사업 매각과 중소기업의 후계자 부족이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금 회수에 시간이 걸리고 유동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에서는 도쿄 도심 오피스와 호텔, 데이터센터를 주목했다. 그는 “기업의 이전 수요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 AI 확산이 수요를 뒷받침하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가미오카 그룹장은 일본 자산 가격 상승이 초저금리 탈피와 기업 실적 개선, 자본 효율성 향상에 따른 광범위한 재평가를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자산마다 가치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 다른 만큼 개별 투자 대상의 위험과 수익 기회를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