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이 김유정의 '100일의 거짓말'과 김지원의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로 주말 안방극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두 작품은 방영 2주 차에 나란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첩보 로맨스와 의학 드라마로 서로 다른 시청 취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20일 스튜디오드래곤에 따르면 tvN '100일의 거짓말'은 지난 18일 방송된 4회에서 최고 시청률 10.6%를 기록했다. SBS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역시 지난 17일 4회 최고 시청률이 20.8%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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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거짓말'은 독립군이 적의 심장부에 밀정을 심는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1932년 경성을 배경으로 소매치기 이가경이 독립운동 단체의 밀정이 돼 조선총독부에 잠입하는 과정을 그린다. 김유정이 이가경을, 박진영이 조선총독부의 엘리트 통역관 사토 히데오를 연기한다.
이가경이 통역생으로 위장 취업하면서 첩보전이 본격화됐다. 대화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임무의 성패가 갈리고 정체까지 드러날 수 있다는 설정이 긴장감을 높인다. 이가경과 사토 히데오의 관계 변화에 더해 유소란(김현주)과 유필립(이무생)의 갈등도 주요 서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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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준비에는 수년이 걸렸다. 류보리 작가는 약 5년에 걸쳐 이야기를 구상하고 2023년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4년부터 대본 기획개발에 합류했다.
배우들도 외국어 연기에 공을 들였다. 김유정은 일본어와 영어 자문을 받았고, 박진영은 대사를 반복해서 연습했다. 일본인 정무총감 사토 신이치 역의 진선규는 두 달간 일본에 머물며 하루 약 7시간씩 대본을 익혔다. 촬영 중에도 일본어 수업을 이어갔다.
'닥터X'는 천재 프리랜서 의사 계수정이 병원 조직의 권위와 관행에 맞서는 이야기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1년부터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 시청자의 정서에 맞게 인물과 서사를 재구성했다.
김지원은 첫 의학 드라마를 위해 의학 용어를 공부하고 봉합을 연습했다. 계수정은 구서대학교병원을 무대로 거침없이 행동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의료 권력과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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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인물과의 관계도 극을 채운다. 계수정과 특별한 고용 관계로 얽힌 장희숙 역은 이정은이 맡았다. 인턴 박태경(김우석), 마취과 교수 조원진(이진희), 응급의학과 교수 김성진(허준석)은 계수정의 조력자로 등장한다. 병원장 부승권(손현주)의 행보와 계수정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갈등도 구체화되고 있다.
해외 플랫폼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넷플릭스가 지난 14일 발표한 주간 순위에 따르면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10월 5~11일 글로벌 톱10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개 첫 주 시청 시간은 990만시간으로 집계됐다. 플릭스패트롤 기준 '100일의 거짓말'은 지난 13일 일본 넷플릭스 TV쇼 부문 10위에 진입했다. 지난 10일 첫 방송을 시작한 뒤 나흘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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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드래곤에 따르면 회사가 제작한 작품이 넷플릭스 글로벌 주간 순위 정상에 오른 것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이다. '더 글로리'를 비롯해 2023년 '셀러브리티', 2024년 '눈물의 여왕'과 '하이라키', 지난해 '폭군의 셰프'·'다 이루어질지니'·'자백의 대가'가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멋진 신세계'·'참교육'에 이어 '닥터X'까지 합류하면서 총 10편으로 늘었다.
흥행작의 장르도 다양하다. 복수극 '더 글로리'와 로맨스 '눈물의 여왕', 음식과 판타지를 결합한 '폭군의 셰프'에 이어 학원 액션 '참교육', 의학 드라마 '닥터X'까지 서로 다른 소재의 작품들이 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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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작품별 판매 효율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을 1772억원, 영업이익을 155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8%, 47.6% 증가한 규모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천천히 강렬하게' 22회 납품과 작품당 판매조건 개선을 근거로 제시했다. '내일도 출근'과 '포핸즈'는 각각 아마존과 넷플릭스에 선판매됐으며, '최애의 사원'은 지역별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방영편수는 24편에 그치고 내년에도 증가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판매 협상력 강화와 IP 부가매출 확대, 제작비 효율화가 수익성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올해 연간 매출은 5710억원, 영업이익은 469억원으로 각각 7.6%, 54.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만 2000원은 유지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