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핵심 지역의 초소형 아파트에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작은 집이라도 원하는 생활권에 들어가려는 수요가 가격을 밀어 올리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1~2인 가구 증가에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넓이보다 입지를 우선하는 선택이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 전용면적 27㎡는 지난달 28일 19억5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이 면적대 신고가입니다. 공급면적 기준 '12평형'으로 불리는 초소형 주택이 20억원에 근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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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면적대는 지난달 18일 15억원, 22일 15억8500만원, 23일 17억3000만원에 각각 거래됐습니다. 층과 개별 물건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작은 면적에도 상당한 매입 자금이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39㎡도 지난 7월 21억원에 거래됐습니다.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전용 34㎡는 지난달 7일 15억5000만원, 역삼동 '역삼아이파크' 전용 28㎡는 지난 8월 11억5000만원에 각각 손바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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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도 전용 29㎡가 지난 5월 4일 12억1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거실과 침실을 함께 사용하는 원룸형 주택입니다. 잠실의 기존 대단지뿐 아니라 강동구 신축에서도 초소형에 10억원 넘는 자금이 투입됐습니다.
거래량도 늘었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전용 40㎡ 이하 아파트 거래는 466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03건보다 16.5%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10억원 이상 거래는 257건에서 393건으로 52.9% 늘었습니다.

초소형 아파트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주택을 선택하는 가구의 변화입니다. 자녀를 포함한 가족이 함께 거주할 집을 찾는 수요와 혼자 또는 둘이 생활할 집을 찾는 수요는 필요한 면적이 다릅니다. 넓은 공간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구라면 면적을 줄이는 대신 출퇴근과 일상생활의 편의를 선택할 여지가 커집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WM전문위원은 "소형 주택에 거주하면서 다른 것들을 누릴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자녀 계획이 없는 1~2인 가구 가운데 출퇴근이 중요하고 경기도로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입지에 투자하겠다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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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집값도 소형 면적대에 수요가 몰리는 요인입니다. 같은 지역에서도 면적이 커지면 매입에 필요한 총금액이 달라집니다. 평당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방 하나를 더 확보하기 위해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돈도 커집니다. 원하는 예산으로 지역을 유지하려면 집의 크기를 조정해야 하는 셈입니다.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29일 33억6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하루 앞서 계약된 전용 27㎡의 19억5000만원보다 14억1000만원 높습니다. 서로 다른 조건의 물건이지만 같은 단지를 선택하더라도 면적에 따라 자금 부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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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부동산 수석위원은 "실수요자들은 통상 넓은 평수를 원하지만 가격 때문에 선택이 달라지는 것"이라며 "젊은 세대는 외곽에서 넓게 사는 것보다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도심이나 주거 선호 지역에서 좁게 사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집값에 따라 달라지는 대출 문턱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출 규제는 집이 작다는 이유로 완화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면적을 줄여 매입 가격이 낮아지면 적용되는 대출 한도와 필요한 자기자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큰 집을 살 자금이 부족한 수요자가 같은 지역의 작은 집을 검토하게 되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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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가격이 15억원을 초과하고 25억원 이하이면 최대 4억원, 25억원을 초과하면 최대 2억원입니다. 여기에 소득과 기존 부채 등에 따른 심사가 적용됩니다. 매매가격 차이에 대출 한도 차이까지 더해지면 면적별 진입 부담은 더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