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들의 홈쇼핑 구매 품목이 바뀌고 있다. 냄비, 프라이팬 등 요리도구를 사던 주부들이 줄고 대신 간편식(HMR)과 반찬 등에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홈쇼핑과 이커머스, 패션 대기업까지 영역을 불문하고 HMR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채널에서 주방용품과 간편식의 희비는 지난 10년간 극명하게 갈렸다. GS샵의 2026년 주문액 분석 결과, 10년 전인 2016년과 비교해 냄비와 프라이팬 등 주방용품 주문액은 64.8%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간편식과 반찬, 김치 등 HMR 관련 주문액은 33.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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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0년 전 홈쇼핑 채널에서 요리도구 등 주방용품은 주부들이 많이 사던 주요 품목이었다. 간편식 판매액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았지만 현재는 오히려 간편식 판매액보다 줄었다. 요리를 하기보단 HMR로 식탁을 채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명절 상차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GS샵이 과거 명절 시즌을 앞두고 진행한 소비 분석에 따르면, 명절음식을 직접 만들겠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반면 간편식이나 여행을 택하는 비중은 가파르게 늘었다. 집에서 직접 재료를 손질해 조리하는 대신 완성된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일상화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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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LF·이연에프엔씨, 간편식 라인업 확대 속도
수요 확대에 발맞춰 주요 기업들은 HMR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식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 이연에프엔씨는 올해 1~8월 전체 HMR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했고, 지난달 누적 매출 50억 원을 돌파했다.특히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채널의 HMR 올해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이상 급증하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연에프엔씨는 '육수당' 브랜드까지 HMR 제품군을 넓히고 마켓컬리 전용 상품을 선보이는 등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도 HMR 경쟁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컬리는 최근 관계사인 HMR 전문기업 넥스트키친의 지분 100%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기획부터 개발, 유통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해 완성도를 높이고 향후 미국 등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K푸드 수출 역량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패션 대기업인 LF까지 자회사 LF푸드를 통해 한식 가정간편식 브랜드 '한반12'의 리브랜딩을 단행, 기업·개인간거래(B2C) 시장 공략에 나섰다. LF푸드는 2023년 면류 제조기업과 제천 육가공 생산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소스 제조 전문기업까지 인수했다. 오는 12월엔 B2C 라인업을 아우르는 소비자 직접 판매(D2C) 통합 플래그십몰 '한반12몰'을 구축할 예정이다.
소상공인과 상생으로…넓어지는 HMR 생태계
제조 역량을 키우는 움직임을 넘어 유통 플랫폼들은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통한 HMR 생태계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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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손잡고 HMR 분야 소상공인의 상품 개발을 지원하는 컨설팅 프로그램 '쓱케일업'을 가동했다. 간편식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참여 업체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진단하고 브랜딩 및 판로 개척을 돕는 방식이다. 대기업 제조 역량 확충과 플랫폼의 소상공인 지원이 맞물리면서 HMR 시장의 저변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조리하는 주방 문화가 쇠퇴하고 맛과 편의성을 모두 잡은 HMR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관련 업계의 투자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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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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