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K쇼핑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편의점에서 환전하고, 백화점에선 무거운 캐리어를 공항으로 대신 보내준다. 화장품 매장에선 인공지능(AI)이 외국어로 상품을 설명해준다. 방한 관광객이 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을 넘어 여행의 불편까지 해결하는 '관광 서비스 거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ADVERTISEMENT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더현대 서울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여행 물류 스타트업 굿럭컴퍼니와 손잡고 외국인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쇼핑백이나 여행 가방을 공항·호텔로 일정 시간까지 직배송하는 서비스다. 내년 1월에는 더현대 서울에 글로벌 VIP 전용 공간 'PSR(Personal Shopping Room)'도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구매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글로벌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가입 인원이 전 세계 120여 개국 30만 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전용 퍼스널 쇼퍼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관을 찾는 중화권, 중동 관광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신세계백화점 측 설명이다.
ADVERTISEMENT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선보인 외국인 특화 서비스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의 누적 발급량이 25만 장을 넘어섰다. 기념품으로 삼을 만한 자개 문양 디자인에 백화점 5% 할인, 롯데 계열사 혜택, 교통카드 기능까지 갖춘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업계는 외국인 관광객의 '금융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GS25는 주요 관광 상권을 중심으로 24시간 15개국 통화를 원화로 바꿀 수 있는 무인 환전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선불카드 발급·충전과 택스리펀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CU도 관광 상권을 중심으로 택스리펀드와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K뷰티와 패션업계는 언어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리브영은 외국인이 8개 언어로 상품 설명과 재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쇼핑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직원이 안내하는 QR코드를 스캔하면 38개 언어로 실시간 통역 상담도 받을 수 있게 했다.
무신사는 한남점에서 외국인 전용 캐리어 보관 서비스와 무인 환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옷을 고르는 과정에서 짐을 맡기고 필요한 현금까지 바꿀 수 있도록 해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는 게 무신사 측의 설명이다.
ADVERTISEMENT
유통업계가 이처럼 외국인 전용 서비스 경쟁에 나선 것은 외국인 관광객 소비를 매장 안에 더 오래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쇼핑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매장 선택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품 경쟁을 넘어 여행과 쇼핑 과정에서 얼마나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외국인 고객 유치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