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체결한 '경유 거래'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에 대한 일방적 요구 등 일련의 조치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쪽으로 기운 미국의 잇단 조치로 강력한 동반자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고 고통스럽다고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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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영국을 방문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이 진행하는 정치 토크쇼 '피어스 모건 언센서드'에 출연해 최근 미국이 러시아와 체결한 경유 거래와 '에너지 휴전' 요구 등 일련의 상황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렇다. 솔직히 우리끼리 하는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는 단순히 내 감정이나 기분의 문제라기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면서 "나에게 달린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살아남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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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내 경윳값 상승을 막기 위해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습하지 말 것을 우크라이나에 지속해서 요구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세계 시장에 대한 석유제품 공급이 줄어들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계속하자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의 세계 시장 공급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 거래를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에게 주는 생일선물"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진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이어 그는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에너지 휴전' 합의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게시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휴전이 즉각 발효된다. 양측 모두 합의했다. 이를 어기지 말라"고 강조했다.
형식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를 향해 서로 상대국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중단하라는 요구였지만 그전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지속해서 압박해 온 만큼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주문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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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우리가 강력한 동반자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약해질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라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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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는 나라를 팔지 않는다. 우리에게 이것은 사업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삶 자체에 관한 문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편이 아닌 다른 편을 선택할 때 고통스럽다"고 언급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데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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