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함께 시작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 네 명이었다. 모두 같은 직장에서 자동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다루던 이들이었다. 그런데 네 명을 나란히 놓고 보면 나는 조금 달랐다.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은 모두 석사나 박사 학위를 보유한 엔지니어였고, 이전 직장에서 직급도 나보다 높았다. 네 명 가운데 학사 학위만 보유한 사람은 나뿐이었다.회사를 시작하고 나서는 그런 순간이 더 많아졌다. 연구개발 회의에 들어가면 나보다 기술을 깊이 아는 개발자가 있었고, 외부 전문가와 만나는 자리에서는 한 분야를 수십 년 연구한 사람들을 마주했다. 자문회의와 세미나에 가도 화려한 경력을 지닌 사람이 많았다. 가끔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이들 가운데 내가 가장 부족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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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것이 꽤 신경 쓰였다. 대표라면 적어도 직원보다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았고, 외부에 나가서도 회사 대표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고 더 공부했고,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든 답을 찾아내려 했다.
그런데 회사를 몇 년 운영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내가 부족하다는 사실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았다. 인공지능을 전공한 사람보다 인공지능을 잘 알 수 없고, 자동차를 평생 설계한 사람보다 자동차를 잘 알기도 어렵다. 법과 회계, 재무와 해외사업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내가 모든 사람보다 잘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찾아 함께하는 편이 훨씬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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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우리 회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내가 모든 것을 잘해서가 아니었다. 내가 모르는 기술을 아는 사람이 있었고, 내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었다. 내가 보지 못한 위험을 발견해주는 사람도 있었고, 때로는 내가 내린 판단이 틀렸다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능력을 하나씩 모으니 혼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었다.
요즘은 오히려 내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도움을 청하는 것도 조금은 편해지고, 누군가의 뛰어난 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내가 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좋은 답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
대표가 회사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보다 똑똑한 사람이 계속 모여드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대표가 해야 할 일에 가깝다고 본다. 내가 가진 능력 하나로 회사를 키우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지만, 수백 명이 지닌 서로 다른 능력을 연결할 수 있다면 그 한계는 훨씬 멀어진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부족한 사람이고 싶다. 내가 잘하지 못하는 것이 계속 생기고, 그 빈자리를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채워주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혼자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수많은 사람의 능력을 모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사람. 지금 내가 생각하는 대표의 모습은 그런 사람에 조금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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