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5일 오후 4시30분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정보 유료 플랫폼인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게재됐습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단독 기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국회 보좌진 등에게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명의의 한쪽짜리 설명자료가 배포됐다. 자료엔 “중국 전기차의 침투로 한국 전기차는 물론 자동차산업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며 국내 생산 기지를 보유한 기업들에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
하지만 최근 나눠준 설명자료엔 KAMA의 이름이 쏙 빠졌다. 일부 회원사가 KAMA에 “해당 자료의 내용과 배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하며 삭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을 보호하자는 건의에 업계 대표 격인 협회가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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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5사가 중국 전기차의 공습과 대응 방안 등을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중국 전기차 회사로부터 투자받은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3개 회사와 현대차·기아의 이해관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산, 판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방안 등을 두고도 서로 목소리가 달라 추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차 비판 말라”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은 협회에 향후 공식 자료 등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전기차 유입으로 한국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나고 가격 경쟁을 촉진하는 등 순기능이 있다는 주장이다. 회원 기업의 요청에 KAMA 역시 중국차 관련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5사의 입장이 엇갈린 배경엔 달라진 지분 구조가 있다.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회사는 모두 중국 전기차 회사와 얽혀 있다. 중국 지리그룹은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보유한 2대주주다. 총 일곱 명의 이사회 멤버 중 두 명이 지리차 출신일 정도로 중국의 입김이 세다. 한국GM 역시 상하이자동차가 6.02%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KG모빌리티는 체리자동차가 전환사채를 들고 있다. 체리차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16.22%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된다. 주요 주주로 올라선 중국 전기차 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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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회사는 일부 한국 완성차 업체의 주요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한국GM은 주주사인 상하이차의 개발·생산 역량을 활용해 국내 판매 차종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공개한 뷰익의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엘렉트라 E7’이 대표적이다. 이 차량은 모회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상하이차의 합작사 SAIC-GM이 중국에서 개발·생산하고, 한국GM이 수입해 판매한다.
◇정부 정책도 의견 엇갈려
르노코리아는 2대주주인 지리그룹 계열의 폴스타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체리차의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기술을 적용한 신차를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기술로 개발비와 개발 기간을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같은 이유로 국내 생산 기업에 보조금을 주자는 정책에 대해서도 회사마다 입장이 엇갈린다.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내수 시장에 판매하는 현대차·기아와 달리 나머지 회사는 세제 혜택을 받는 부분이 많지 않아서다. 르노코리아는 폴스타 전기차를 국내에서 생산하지만 전량 수출하고 있어 정부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 한국GM은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다. KG모빌리티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8973대로 1만 대가 채 안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5사라는 공통분모만으로는 통상·산업 정책에서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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