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지만 논란이 큰 이슈를 일방적으로 결정해 과속하고 있어 당혹스럽다. 역사성·중대성에 걸맞은 최소한의 절차와 논의를 생략한 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정부가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방침’을 발표한 게 한 달여 전이다. ‘뉴스를 보고 이전 계획을 알았다’는 공무원 반응이 나올 만큼 당시 발표도 전격적이었다. 그런데 그 뒤 한 달 만에 지난 20여 년간 이주한 기관(43곳)보다 많은 기관(44곳)의 이전이 결정됐다. 27곳은 내년 이전을 끝내고 나머지 17곳은 청사를 지어 이사 가는 빡빡한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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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부처를 전부 세종으로 옮기기로 한 결정에 대한 우려도 적잖다. ‘경제수도는 여전히 서울’이라면서도 ‘경제 혈맥’ 금융을 관장하는 금융위원회는 세종 이전이 결정됐다. 대통령 통치기능 및 국가안보와 밀접하다는 이유로 수도권에 잔류시킨 외교·통일·국방·법무부의 이전 배경도 물음표다. 외교는 장·차관과 각국 대사 간 회담뿐만 아니라 실·국·과장과 외국 공관 실무자가 한 주에 두세 번씩 만나면서 이뤄진다. 북핵이 완성 단계로 진입하는 등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국방부의 지방 이전은 준비 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행정수도 세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충분한지 근본적 문제 제기도 불가피하다. 합의 도출을 위한 노력 과정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지난 한 달간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쳤다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야당과의 협의는 물론이고 그 흔한 여론조사를 통한 공론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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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대통령 세종집무실, 국회 세종의사당도 각각 2029년과 2033년 완공한다는 시간표까지 공표한 상태다. 22년 전의 행정수도법 위헌 결정은 ‘서울=경제수도, 세종=행정수도’라는 이분법으로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행정수도특별법을 제정해 밀어붙일 심산이지만, ‘묻지마 이전’이라는 말을 들어선 국정 혼란만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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