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듯 과거 로마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연결된 도로망은 제국 번영의 기틀이 됐다. 거대한 도로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로마 중앙광장에 세워진 ‘황금 이정표’에 있었다. 기원전 20년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세운 이정표는 로마 도로망의 공식 기준점이었다. 이를 원점으로 삼아 주요 도시와의 거리가 표기된 표지석이 도로마다 1마일 간격으로 설치됐다. 이렇게 각 도시를 잇는 교통정보가 막힘없이 연결됐기에 로마는 세계의 중심으로 찬란한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로마 제국이 도로를 닦았듯 대한민국도 ‘제조 AI 대전환(M.AX)’이라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조 현장에 AI를 결합해 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출범한 M.AX 얼라이언스엔 현재 1500여 개 기업·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170곳이 넘는 사업장의 생산성 혁신을 이끌면서 대한민국 대표 ‘제조 AX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AI로 설계, 생산과 유통에 이르는 제조 전 과정을 연결하려면 로마 황금 이정표와 같은 기준점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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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은 공정과 설비마다 제각각인 AI 데이터와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보장한다. 신뢰와 보안의 틀을 잡는 기준으로서 M.AX 생태계 구축과 확산을 뒷받침한다. 정부도 M.AX를 위한 표준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향후 5년간의 국가표준 전략을 담아 발표한 ‘제6차 국가표준기본계획’ 주요 추진과제로 ‘AI 산업융합 표준화’를 선정했다. 지난달엔 미래차와 자율제조 등 M.AX 얼라이언스의 현장 수요를 반영한 표준화 로드맵을 마련하기도 했다. 2030년까지 국가표준과 국제표준 140여 종을 확보해 M.AX 시스템의 연결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한국은 지난 7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스마트제조 표준화위원회’의 간사국이 돼 글로벌 스마트제조의 표준화를 이끌어갈 채비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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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제조 AI 전환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건 오랜 기간 ‘K-표준’을 탄탄히 쌓아 올렸기 때문이다. 1962년 생필품과 기초공업 원자재 중심 43종으로 출발한 KS는 현재 2만2000여 종으로 확대됐다. 300여 명의 표준 최고 전문가가 매년 100건 가량 국제표준을 제안한 결과 한국의 국제표준화기구(ISO) 국가 표준화 활동 순위는 2000년 14위에서 올해 7위로 올랐다. 지난 60여 년간 K-제조업을 뒷받침한 K-표준이 미래 핵심산업을 이끄는 전략적 자산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10월 14일은 세계 3대 표준화기구(ISO·IEC·ITU)가 제정한 ‘세계 표준의 날’이다.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도 ‘제조 AI 대전환(M.AX), K-표준이 완성합니다’라는 주제로 기념식을 열고, 제조 현장에서 헌신해온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표준화 활동 의지를 다지기로 했다. 2000년 전 로마의 황금 이정표처럼 K-표준은 한국이 초격차 산업강국으로 도약하는 길 위의 든든한 안내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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