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지급 예상액도 조정”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실손보험을 제외한 갱신보험의 손해율 산정 기준을 통일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갱신보험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를 다시 정하는 상품이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예상한 손해율이 당국이 제시한 목표손해율보다 낮으면 미래 보험금 지급 예상액을 늘려 손해율을 맞추도록 할 방침이다. 올해 12월 결산부터 적용하는 게 목표다.손해율은 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의 비율이다.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 80원을 지급했다면 손해율은 80%다. 현행 보험회계기준(IFRS 17)에 따라 보험사는 미래 보험료와 보험금을 예상해 보험부채와 이익을 계산한다. 과거 보험금 지급 실적 등을 토대로 미래 손해율을 예상하는 식이다. 미래 손해율을 낮게 예상할수록 보험부채가 줄고 미래 예상 이익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갱신보험은 보험사마다 미래 손해율을 예상하는 기준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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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손해율을 낮게 예상하면 실제보다 많은 이익을 낼 것처럼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세칙을 개정해 목표손해율을 정했다. 보험사가 실제 보험료 수입과 보험금 지급 실적을 바탕으로 산출한 손해율이 목표보다 낮으면 향후 10년에 걸쳐 미래 손해율이 일정한 폭으로 높아져 목표 수준에 도달하는 것으로 가정하도록 했다.
문제는 목표손해율에 도달하는 방법이다. 당초에는 갱신 시점에 받을 보험료 예상액만 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보험계약마다 갱신 시점이 달라 보험료만으로 손해율을 맞추기 어려워지자 금감원은 보험금 지급 예상액까지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 손해율이 급격하게 올라 갱신보험료 조정만으로 미래 통계를 추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와 다르게 계산하라는 것”
보험업계에서는 보험금을 계산하는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보험사는 과거 보험금 지급 실적 등을 토대로 미래 보험금을 예상한다. 하지만 이번 방침은 목표손해율을 먼저 정하고 보험금을 거꾸로 계산하도록 한 점에서 다르다. 예컨대 보험사가 미래 보험료 1000억원, 보험금 700억원을 예상했다면 손해율은 70%다. 목표손해율이 80%라면 보험료가 같다는 전제에서 보험금 예상액을 800억원으로 늘려야 한다. 실제 통계와 무관하게 보험금 지급 예상액이 100억원 늘어나는 것이다.ADVERTISEMENT
이 경우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는 보험금이 늘면서 회계상 보험부채는 증가하고, 미래 예상 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은 줄어들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익 부풀리기를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목표손해율에 맞춰 보험금을 역산한 재무 정보가 얼마나 정확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강조해 온 회계 원칙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 1월 ‘계리가정 3대 세부원칙’에서 충분한 경험통계가 있다면 이를 근거로 미래 보험금 등을 추정하도록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가정을 엄격하게 산출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실제 통계로 계산한 보험금까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 손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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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 손해율이 낮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높을수록 수익성은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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