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부터 네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삼성전자다. 3분기 매출도 195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6.6% 증가했다. 분기 영업이익만 지난해 전체의 2.5배에 달하고 최근 4년간 벌어들인 돈과 맞먹는다. 이대로라면 올해 350조원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 역시 역대 최고인 55.1%를 기록했다. 제조업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치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 덕분에 수출 1조달러(약 1337조원) 돌파가 가시화되고, 세수까지 넉넉해져 200조원이 넘는 미래대응기금도 쌓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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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지금의 반도체 슈퍼호황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처럼 취해 있는 것은 아닌가 해서다. 삼성전자 실적의 큰 몫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다. 지금의 유례없는 호실적은 인공지능(AI)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D램 등의 수요가 폭증하고 가격이 가파르게 뛰어서다. 상당 기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그 끝이 온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매 분기 실적 쇼크에 ‘삼성 위기론’이 고조되지 않았나. 주요국 기업이 앞다퉈 증산에 나서는 지금 상황을 감안하면 반도체 호황이 끝났을 때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거대 자국 시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을 따라잡으려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무시무시하다. ‘n% 성과급’을 놓고 사분오열하는 직원들,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안 해도 성과를 잘만 내지 않느냐”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보며 기업들은 속이 타들어갈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실적은 결코 행운이 아니라 수십 년간 땀과 눈물로 신기술을 개발하며 초격차를 만들어 낸 덕분이다. 그런 ‘혁신 DNA’를 잃어버리지 않는 기업만이 호황이 끝난 뒤에도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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