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이를 통해 최대 2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해외 인수합병(M&A)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여력을 늘리면서 자본건전성과 주주환원 여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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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지난 7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고 8일 공시했다. 만기는 30년으로, 올해 안에 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발행금리는 향후 해외 기관투자자 수요 등을 반영해 결정한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길고 이자 지급을 연기할 수 있는 등의 조건을 갖춰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일반 회사채보다 발행금리가 높은 대신 자본을 확충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보험사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신종자본증권을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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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해외 투자 확대와 자본건전성 유지,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발행 목적으로 제시했다. 대규모 해외 투자를 앞두고 재무 부담을 줄이고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미국 보험·퇴직연금 전문 금융그룹인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선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국제신용평가사의 채권 신용등급 평가와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 등을 거쳐 발행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무디스와 피치는 이날 삼성생명의 신용등급을 각각 ‘Aa3’와 ‘AA’로 발표했다. 무디스 기준 일본 다이이치생명·동경해상과, 피치 기준 홍콩 AIA생명과 같은 수준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2차전지 소재기업 에코프로는 오는 30일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7.37%에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한 자금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 등에 활용한다.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하지만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고려해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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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30년이다. 발행 2년 뒤까지 상환하지 않으면 금리가 연 9.878%로 오르고 이후 매년 1%포인트씩 추가 상승한다. 에코프로의 지난 6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4.5%다. 계열사 투자에 따른 차입 부담이 커지면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SK넥실리스도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총 8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건설업계도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7월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6.35%에 발행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각각 3500억원씩 총 7000억원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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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늘어나는 것은 기업들이 차입 부담을 관리하면서 재무지표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회사채보다 조달금리가 높고 조기상환이 늦어지면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자본 확충을 병행해야 하는 기업에는 유용한 자금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김수현/배정철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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