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같은 명태균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선고가 2주 뒤로 다가오면서, 이번 판결이 오 시장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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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지난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대 대선을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았다. 앞서 1심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약 1396만원을, 명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명씨는 법정구속했다. 항소심에서 민중기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4년, 명씨에게 징역 3년형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명씨의 여론조사를 정치적 조언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이를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무상 제공을 놓고 양측 의사가 합치됐다고 볼 수 없고, 정치자금을 기부할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1심은 명씨와 김건희 여사, 윤 전 대통령 사이에 '순차적·암묵적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봤지만,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명태균 여론조사를 둘러싼 법원 판단은 다시 무죄 쪽으로 기울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는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사건을 심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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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은 오 시장 재판으로 옮겨 간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시행한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그 비용을 후원자 김한정 씨가 대신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여론조사 10건, 비용 약 3300만원 가운데 5건, 2100만원어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5선 서울시장인 오 시장은 직을 잃는다.
오 시장 측은 1심이 간접 증거에 의존한 판결이라며 항소했고, 특검은 지난 2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선고는 오는 23일이다.
윤 전 대통령 항소심이 '여론조사는 정치자금이 아니다'는 취지로 판단한 만큼, 오 시장 측에는 유리한 선례가 생겼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여론조사 결과 자체를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가 받아들여지면, 오 시장 사건의 공소사실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두 사건은 쟁점 구조가 다르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명씨가 비용을 받지 않고 여론조사를 제공했는지, 그리고 이를 받기로 한 합의가 있었는지가 핵심이었다. 반면 오 시장 사건에서는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명씨 측에 건넸다는 점이 1심에서 사실관계로 인정됐다. 돈이 오간 정황이 드러난 만큼 '재산상 이익이 없다'는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오 시장 재판의 핵심 쟁점이 비용 대납을 오 시장이 알았거나 지시했는지에 모여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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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오 시장 항소심에서는 김씨의 통화 녹취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오 시장 측은 이 녹취에 김씨가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고 대납이나 단일화 이야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녹취가 일부만 골라 제출된 것이라며 증거로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이에 김씨 측은 다른 녹음파일을 추가로 제출했고, 재판부는 이를 참고자료로 삼되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오 시장의 운명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의 판단 논리보다 대납 인지 여부에 대한 사실 판단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명태균 여론조사를 바라보는 법원의 시각이 하급심마다 엇갈리고 있고, 김 여사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론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달 23일 선고 결과에 따라 명태균 관련 재판 전체의 흐름이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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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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