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연패를 달성한 대표팀이 병역특례 관련 언행으로 역풍을 맞고 있다. 일부 선수의 발언과 전역모 착용을 계기로 여야에서 특례 축소·폐지 요구가 이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회 금메달리스트부터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장 이기혁(강원FC)은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 양민혁(베스테를로)은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승수(뉴캐슬)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국민과 현역 장병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줬다며 사과했다.
◇ 검색 관심도 5년 내 최고…혜택은 축구·야구에 집중
논란의 열기는 검색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8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병역 특례' 검색 관심도는 이달 100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논란을 계기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이번 대회 병역특례 대상자는 43명으로, 축구·야구 선수가 36명(83.7%)이었다. 선수들의 언행을 본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참 철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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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가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체육요원 편입자 80명 중 65명(81.3%)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혜택을 받았다. 올해 대회 결과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우승해도 편입 대상이 아닌 반면 아시안게임은 금메달로 자격을 얻어 대회·종목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특례에 따른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예술·체육요원은 해당 분야에서 34개월 복무하며 봉사활동 544시간을 채워야 한다. 병무청이 민홍철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공익복무 이수기준 위반과 허위 실적 제출에 따른 경고는 103건이었다. 봉사시간을 채우지 못해 편입이 취소된 인원은 7명으로, 예술·체육요원을 합한 집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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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문체부가 집계한 체육요원의 복무규정 위반은 42건이었다. 이 중 광고·홍보 활동 등을 사전 허가 없이 한 무허가 겸직은 22건으로 21명이 경고받았다. 종목별로는 야구가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 여야 대통합 이룬 데 이어 외신까지 주목하며 '국제 망신'
개편 요구에는 여야가 함께 가세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폐지를, 민홍철 의원은 폐지 또는 대폭 축소를 주장했다. 국민의힘도 종목별 경쟁 수준과 국제적 위상을 반영해 기준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일 의무복무 기간 소득 일부를 기여금으로 받아 장병 복지에 쓰는 병역법·군인복지기금법·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 등 3건을 발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따른 일률적인 편입 기준을 폐지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특별한 공적이 인정되면 국회 추천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논란은 해외로도 번졌다. AP통신과 싱가포르 CNA는 선수들의 군 면제 관련 발언과 한국 정부의 병역특례 재검토 움직임을 보도했다. CNA는 이기혁·양민혁의 발언과 박승수의 전역모 사진을 소개하며 우승의 기쁨이 곧바로 논란에 가려졌다고 전했다. 국위선양을 명분으로 주어진 혜택을 자축한 언행이 오히려 한국 대표팀의 부적절한 처신을 해외에 알리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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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7일 SNS에서 "하루빨리 시행령을 개정해 논란이 된 이번 아시안게임의 금메달부터 군 면제를 폐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특례의 근거로 '선수 경력 보호'가 거론된다"면서도 "그러나 경력 단절은 이 땅의 모든 청년이 똑같이 겪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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