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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국내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말러 교향곡은 대규모 관현악 편성의 폭발력이 돋보이는 1번 '거인'이나 5번이 자주 오르곤 한다. 반면 실내악처럼 정교하고 서정적인 4번이 서울과 지역 무대를 오가며 릴레이 형태로 이어지는 건 이례적이다. 정명훈, 김성진, 얍 판 츠베덴으로 이어지는 지휘자 라인업과 소프라노를 포함한 다채로운 협연 조합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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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교향곡 4번은 1번부터 3번까지 이어져 온 '디즈 크나벤 뷘더호른(어린이의 신비로운 뿔피리)' 연작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2악장에서 바이올린 솔로가 튜닝을 바꾸는 변칙 조율(Scordatura)을 통해 죽음의 악사를 묘사하는 기괴함, 그리고 4악장에서 아이의 순진무구한 시선으로 '천상의 삶(Das himmlische Leben)'을 노래하는 조화가 핵심이다. 작품의 마침표를 찍는 4악장 독창은 각 연주단체의 색깔을 가른다. KBS교향악단이 카르크의 정통 독일적 리트 해석을 선보였다면, 세종 무대와 향후 서울시향 무대는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의 맑고 유연한 음색으로 각기 다른 '천상의 풍경'을 채워나갈 계획이다.
릴레이의 포문은 지난 2일 KBS교향악단이 열었다. 거장 정명훈의 지휘 아래 독일 리트 및 말러 해석의 거장으로 꼽히는 소프라노 크리스티아네 카르크가 협연해 정통적이고 유려한 해석을 선보였다. 정명훈 특유의 자연스러운 템포감 속에서 카르크의 명징한 어조가 어우러지며 정갈한 천상의 단면을 오롯이 전달했다는 평가다.

바통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산하의 '국립심포니콘서트오케스트라(KSCO)'가 이어받는다. 오는 16일 세종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무대는 지휘자 김성진이 지휘봉을 잡고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소프라노 홍주영 등이 함께한다. 수도권 대형 콘서트홀 중심의 릴레이 속에서 행정수도 세종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무대다. 상대적으로 정교한 목관과 현악 앙상블이 중요한 4번의 특성상, 콘서트오케스트라 특유의 유연하고 신선한 기량이 어떻게 발휘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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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말러 4번의 대단원은 11월 2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장식한다.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이 이끄는 서울시향은 소프라노 황수미와 합을 맞춘다. 츠베덴 특유의 단단한 구조미와 정교한 몰입감이 말러 4번의 섬세한 파트들과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여기에 소프라노 황수미의 풍부한 성량과 따뜻한 음색이 더해져 만추의 정취를 깊게 만들 뿐 아니라, 다가올 성탄절의 설렘까지 품게 한다. 말러 4번의 1악장 도입부를 여는 신비로운 '썰매 방울(Sleigbells)' 소리가 눈송이 뒤섞인 겨울 풍경과 미리 만나는 반가운 인사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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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계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성격의 연주 단체들이 동일한 말러 작품을 선보임에 따라 오케스트라의 해석 역량과 협연진의 스펙트럼을 다각도로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앞선 연주의 잔상을 품은 관객들에게 10월 세종 무대와 11월 서울시향 무대는 말러 4번의 다채로운 매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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